인왕은 『인왕반야경』의 경전 제목에 등장하는 이상적인 왕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이다. 인도 전통에서 이상적인 왕을 전륜성왕이라 하는데 비해, 인왕 개념은 동아시아적 이상적 통치자 관념을 전제로 한다. 원측의 『인왕경』 주석서에서는 중생들의 선과 악을 참아 주어서 그들의 귀의처가 되는 왕이라는 의미로 설명된다.
인왕이라는 용어는 『인왕반야경』의 제목에 등장하는 중생의 주1로서의 이상적인 왕을 가리킨다. 『인왕경』 이전에도 『육도집경』과 같은 한역 문헌에 나타나기는 하지만, 부처님의 전생담에 나타나는 인자한 왕이라는 의미일 뿐 전문술어로서의 의미는 갖지 않는다.
『인왕반야경』은 최초 번역이 구라마집(鳩摩羅什, 주2 역으로 전해지지만, 예로부터 인도 찬술 문헌 여부가 의심되었다. 승우(僧祐, 445518)의 『출삼장기집』은 역자 미상의 잡경으로 취급하였고, 『중경목록』에서도 구마라집의 번역임을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인왕이라는 용어는 인도적인 연원을 갖지 않는 동아시아적 기원을 가진 것이다.
『인왕반야경』을 주석한 천태 지의는 인왕의 의미를 몇 가지로 설명한다. 먼저, 은덕을 베푸는 것을 ‘인’이라 하고, 통치하고 교화하는데 자유자재한 것을 ‘왕’이라고 하여 인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왕은 도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의미이다. 혹은 인(仁)을 인(忍)으로 해석하여 선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고 악을 들어도 분노하지 않아 선악에 대해 참음으로 인(仁)이라고 하였다.
원측(圓測, 613~696)은 인(仁)을 인(忍)의 의미로, 왕(王)을 왕(往)의 의미로 풀어서 선악에 대해 참음으로 중생들이 돌아가 의지하거나 귀의하는 대상이라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인왕반야경』은 구마라집 역으로는 『인왕호국반야바라밀경』이라 하였는데, 경제목에 ‘호국’이 들어가서 예로부터 『법화경』, 『금광명경』과 더불어 호국 3부경으로 통칭되었다. 그러나 경전의 내용은 외호보다는 내호에 중점이 있고, 내호는 보살이 위로는 깨달음을 추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 점에서 인왕은 보살의 자리행과 이타행을 왕의 비유로 설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