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이후 진행된 서구화로 한복은 한국적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통과 의례나 중요한 의식의 예복으로 남게 되었고, 1990년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그마저 한복 착용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한복 관련 학계, 업계, 애용자들은 이와 같은 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였고, 1996년 11월에 ‘한복 입는 날 지정 추진위원회’(위원장 유희경)가 결성되었다. 이 시기 정부에서도 21세기 국가 이미지 일류화 방안의 하나로 한국 문화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상징물 중 하나로 한복을 선정하였다. 한복의 대중화와 관련 산업의 융성을 필요로 했던 민간과 21세기 문화 대국을 지향하는 국가 발전 방향성이 일치하면서 1996년 12월 4일에 ‘한복 입는 날’ 지정 선포식 및 한복 발전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당시 ‘한복 입는 날’은 매월 첫째 토요일로 선포되었으며, 이듬해인 1997년에는 문화체육부가 ‘한복 입는 해’로 선포하면서 이 시기에 생활한복이 뿌리를 내렸다.
1998년, 한복 입는 날 선포 2주년 기념행사까지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한 후, 1999년부터는 행사 주최가 민간 단체인 ‘한복사랑운동협의회(한국복식학회, 한복문화학회, 한국의상협회)’로 바뀌었다.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복입기운동이 제자리 걸음에 머무르자, 2004년에 문화관광부에서 직접 한복의 날 기념행사를 주최하여 한복을 국내외 각광받는 패션으로 세계적인 문화 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표명하였다. 이 시기 매년 문화의 달인 10월 또는 한복 입는 날 지정 선포식이 진행된 12월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2013년 제17회 한복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문화의 상징인 한복을 신한류의 주역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패션쇼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의 현대 흐름에 맞는 한복 디자인이 발표되었다. 한복 정책을 추진할 중추적 전담 기구로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부설 한복진흥센터 설립 계획 및 「한복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에 대한 정책도 발표되었다. 한복진흥센터가 출범한 2014년부터 행사명이 ‘몇 주년 한복 입는 날 선포 기념 행사’가 아니라 해당 연도만을 포함하는 ‘2014 한복의 날’이라 바뀌었다.
2015년부터는 내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복을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경복궁 달빛 한복 패션쇼’라는 부제 아래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10월 문화 주간에 서울에서 이틀 동안 한복 패션쇼, 전시회, 체험 프로그램, 한복 장터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2018년 매년 10월 셋째 주부터는 한복의 날 기념 행사와 지역 한복 축제가 결합되어 행사명이 ‘한복 문화 주간’으로 변경되면서 기념일보다는 축제의 성격으로 변모하였다. 2022년, 한복문화주간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17개국 36개 도시에서 한복 관련 행사가 개최되었다.
한편, 2021년에는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는 억지 주장에 분노한 재미 교포 청소년 단체인 재미차세대협의회(AAYC)가 미국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시에 기념일 제정을 청원하였고, 이를 받아들여 10월 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선포하였다. 이후 미국 뉴저지주 클로스터시,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에도 ‘한복의 날’이 선포되었다.
한복의 날 행사로 매해 기념식, 한복 패션쇼, 학술 세미나, 전시회, 체험 행사 등이 열리고 있다. 기념식에는 문체부 장관과 한복진흥센터장 등 한복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한복 디자이너, 주한외교사절단 등 국내외 주요 귀빈들이 참석한다. ‘장한 한복인상’ 수여식과 ‘한복홍보대사’ 위촉식이 진행된다. 2018년부터 지역 한복 축제와 결합되었고, 2022년에는 해외 도시에서 패션쇼, 한복 전문 교육, 전시, 한복 체험, 영화 상영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복의 날은 사라져 가는 국가 문화 상징인 한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한복 문화 및 한복 산업 진흥을 위한 계기로 삼고자 1996년 이후 매해 개최된 행사이다.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부에서 추진한 공식적인 한복 입기 운동이다. 매년 한복의 날 또는 한복 문화 주간에 열리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복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고, 산업 및 문화로서의 한복의 가치가 인식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한복 문화 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기념일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일상 속으로 한복 문화를 확산시키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한복의 원형 디자인이 사라지고 트렌드에 맞춰 한복이 개량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한복이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