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간소복(標準簡素服)은 1961년 9월 재건국민운동본부에서 전 국민의 의복 간소화를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복장이다. 검소하고 활동에 편리한 6종(남자 근무복, 여자 근무복, 남자 하절 근무복, 남자 하절 노동복, 여자 하절 근무복, 여자 개량 한복)의 표준간소복이 1961년 9월에 제정되었다.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정부관리기업체의 모든 직원부터 먼저 착용하도록 하였다. 정부는 1961년 10월을 ‘새 생활 실천의 달’로 정하고 언론을 통해 전 국민의 표준간소복 입기를 권장하였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설치된 범국민 중앙행정기관인 국가재건최고위원회(國家再建最高委員會)는 그 하위 기구로 「재건국민운동에관한 법률」[시행 1961.6.12.]에 따라 재건국민운동본부(再建國民運動本部)를 설치하였다. 재건국민운동본부에서는 국가 재건에 필요한 국민 정신 요강을 발표하였는데, 이 요강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간소복 입기 운동이 전개되었다.
같은 해 8월 12일에 재건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신생활 간소복 패션쇼가 개최되었으며 이때 출품작들 중에 간소복의 표준을 설정하기 위한 남자 근무복, 여자 근무복, 남자 하절 근무복, 남자 하절 노동복, 여자 하절 근무복, 여자 개량 한복의 6종의 표준간소복이 제정되었다. 공무원이 솔선수범한다는 견지에서 1961년 9월부터 국가 공무원, 지방 공무원, 정부 관리 기업체의 모든 직원에게 먼저 간소복을 착용하도록 하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 생활 체제를 확립하고 재건 의식을 고취하며 사치한 옷차림을 없애기 위해 그 달을 ‘새 생활 실천의 달’로 정하고 언론을 통해 표준간소복의 의의와 형태, 제작 및 착용 방법 등을 홍보하며 이를 권장하였다.
남자 근무복(춘, 추, 동복)은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갖추어 입어야 하는 양복은 일체 착용하지 않고, 스포츠 칼라에 센티벤트(뒷중심에 트임)가 있는 상의를 착용한다. 기존 양복도 개조할 수 있다. 단, 의식 장소 또는 외국인 접대 시에는 표준간소복 상의 안에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할 수 있다.
남자 근무복(하복)은 스포츠 칼라에 노타이셔츠 반소매 형태이다. 어깨에 요크를 붙이고 제일 윗단추는 풀어 자연스럽게 젖혀지게 한다. 바지는 보통형이며, 바짓부리에 카브라가 없다.
남자 하절 노동복은 흰색 반팔 상의와 반바지로, 상의는 단추로 여미도록 한다.
여자 근무복(춘, 추, 동복)은 근무에 기능적이고 명랑한 느낌을 주는 투피스로 치마는 80도 플레어 모양이다. 상의의 양쪽 가슴과 스커트 양쪽에 총 4개의 아웃포켓이 달렸다. 상의는 앞중심에서 단추 4개로 여민다.
여자 근무복(하복)은 원피스형에 노칼라이며, 소매는 반소매이다. 4매 스커트에 약간 플레어가 있으며, 양쪽에 호주머니를 달고, 허리에는 벨트를 맨다.
여자 개량 한복(춘, 하, 추, 동복)은 저고리 소매는 겨울에는 길게 하고, 여름은 반소매로 한다. 치마는 두 폭으로 한다. 긴 치마 길이는 바닥에서 약 13㎝ 올라오도록, 짧은 치마는 바닥에서 약 30㎝ 올라오도록 한다. 버선을 신지 않고, 양말을 신는다.
공통 사항으로 기존복 개조는 제한이 없으나 간소복을 새로 만들어 입을 때에는 순모 직물을 피하고, 모직 70%에 면직 30% 이하의 복지를 선택해야 하였으며, 색은 난잡한 것을 피하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표준근무복에 있어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형의 검소한 복장은 그 제식이 표준간소복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착용 가능하도록 하였다. 여자 근무복에 스웨터 등은 그대로 착용이 가능하였다.
1963년 3월 16일, 국가재건최고위원회의 의장(議長) 박정희(朴正熙)의 군정 연장 발표 직전인 3월 8일 공무원 남자 근무복으로서의 표준간소복이 변경되었다. 기존 표준간소복은 모혼방 소재로 만들며, 형태는 윗단추를 열고 닫는 컨버터블 칼라로 앞중심 단추 4개로 여미고 왼쪽 가슴에 웰트 포켓, 양쪽 허리에 뚜껑 달린 포켓이 달려 있었다. 의식 장소에서는 이 상의 안에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착용할 수 있게 하였다. 변경된 안은 표준간소복 일체를 면직물로 제작하며, 평상시나 의식 시를 막론하고 일절 넥타이를 착용할 수 없도록 하였다. 주머니의 형태는 동일하였고, 앞여밈 단추는 5개로 변경되었다. 표준간소복 착용은 1964년 8월, 재건국민운동본부가 사단법인 재건국민운동중앙회(再建國民運動中央會)로 변경되어 운영되면서 그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정부에서 주도한 간소복 착용 운동은 정부 차원의 반강제적인 운동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호응은 높지 않았다. 간소복 입기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부터 이 운동에 그다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간소복 운동으로 이전까지 일상생활에서 한복을 입던 문화는 사라지고 양장(洋裝)이 일상화되었다. 기혼 여성들이 쪽진 머리를 자르고 퍼머를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표준간소복은 1970년대 이후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새마을복으로 대체되었고, 일반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2009년 행정안전부에서 발표된 공무원들의 노타이와 반팔 와이셔츠 여름철 간소복 착용 지침에서 표준간소복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