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떡, 잉어빵, 붕어빵, 국화빵, 호두과자, 땅콩과자 등은 모두 밀가루로 만든 풀빵의 종류인데, 철판으로 된 틀의 모양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진다. 1929년 잡지 『별건곤(別乾坤)』의 「경성 명물집(京城名物集)」에서 “근래에 호떡, 왜떡, 로서아빵 그 他(타) 菓子(과자) 等屬(등속)이 생긴 뒤로 前日(전일)보다 需用者(수용자)가 적어진 까닭에 떡집이 적어지고 떡의 종류도 줄어 간다.”고 하였다. 왜떡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떡의 형태인지 빵의 종류인지 알 수는 없으나, 당시 경성에 왜떡이 유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풀빵의 종류 중 가장 대표적인 오방떡은 이름은 떡이지만 밀가루로 만든 빵의 형태이다. 오방떡은 일본의 오반야끼(大判焼き)에서 유래하였으며 서양빵을 일본식으로 현지화 시킨 길쭉한 타원형의 오반[大判]을 닮았기에 오반야끼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에도(江戸) 시대 말기까지 통용된 타원형 금화를 코반[小判, こばん]이라고 하는데, 오반야끼가 이 금화와 유사하지만 더 큰 모양을 하고 있어 오반야끼로 불려졌다고 한다.
풀빵을 굽는 틀은 1930년대 일본에서 도입되었으며, 1940~1950년대 경성을 중심으로 일부 대도시에서 유행하다가 1960년대 값싼 밀가루를 만나 한국의 새로운 서민 간식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타원형 오방떡에서 점점 진화하여 붕어, 국화꽃, 땅콩, 호두 등 다양한 모양 틀이 나오면서 모양 틀에 맞는 다양한 이름의 풀빵이 생겨나게 되었다.
풀빵은 밀가루, 설탕, 베이킹 소다 등을 섞어 만든 반죽을 다양한 모양의 빵 틀에 부어 넣고 구우면서, 팥소를 올린 뒤 다른 한쪽은 반죽만 흘려 넣고 틀을 닫아 뒤집어 구워 만든다.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지형적 특성으로 밀농사가 잘 되지 않아 전통적으로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은 특별한 접대 음식이나 별식으로 이용할 정도로 귀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식량 부족이 심각한 시절 오히려 밀가루로 만든 풀빵은 값싼 서민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는 1954년 5월 한미간 ‘잉여농산물 도입협정’의 조인에 따른 결과로 무상 원조 또는 싼 가격으로 미국산 잉여 밀이 수입되면서 제분소가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길거리 풀빵과 분식집, 중국집 등 밀가루를 이용한 다양한 서민 음식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특히 1960년대 국가 정책적으로 혼분식 장려운동이 일어나면서 밀가루 음식이 곧 국민 체력을 향상시키고 서구식 근대화를 이룬다는 캠페인으로 식문화 운동이 전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