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는 명절이나 매달 초하루와 보름 등에 간단한 의식을 올리는 것을 말하는데, 차사(茶祀)라고도 한다. 다만 『가례(家禮)』 등에는 ‘ 차례’라는 용어는 나타나지 않으나, 대체로 절기를 맞이하여 사당에서 행하는 의례를 일컫는다. 『가례』에 따르면 “정조(正朝, 1월 1일) · 동지 · 매월 초하루 및 보름에는 하루 전에 청소와 재계를 한다. 이튿날 날이 밝으면 사당 문을 열고 신주를 모셔둔 감실의 발을 걷어 올린다. 감실마다 햇과일을 담은 소반, 찻잔과 받침, 술잔과 받침을 진설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를 ‘참례(參禮)’라고 명시하고 있다. 참고로 보름의 삭망(朔望)에는 술은 생략하고 차와 과일만 차린다.
아울러 청명 · 한식 · 단오 · 백중 · 중양 등의 속절(俗節)에는 술과 차, 계절 음식을 올리는데, 이들 모두 차례에 해당한다. 다만 『가례』에는 “오늘날의 속절 풍습은 옛날에는 없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지금 사람들은 이 날을 중요하게 생각해 속절이 되면 술과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여 서로 잔치를 벌이고 즐겼다. 그러다보니 정리상(情理上) 자연스럽게 조고(祖考)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어 시절 음식을 마련하여 제사를 올렸다. 비록 올바른 예는 아니지만 인정상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처럼 차례라는 명칭은 정지삭망(正至朔望)의 참례(參禮)와 속절에 술과 차를 올린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제의초(祭儀鈔)』에서는 “『가례』를 보면 ‘보름에는 (감실에서) 신주를 밖으로 모시지 않고 술도 차리지 않으며 차만 올린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나라 풍속에는 차를 쓰는 예가 없다.”고 했으며, 『사례편람(四禮便覽)』에서도 “차는 중국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습속에서는 차를 쓰지 않기 때문에 차를 진설하고 따르는 등의 문장은 모두 삭제하였다. 만약 음식을 차린다면 신위마다 고비(考妣)의 잔과 쟁반 사이에 시저를 놓는다.”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차례상에는 차를 올리지 않고 술만 진설하고 있다.
오늘날의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고례(古禮)에 비해 훨씬 다양해져서 기제사와 거의 유사하다. 다만 설날 차례에는 시절 음식인 떡국을 올리는데, 떡국은 밥을 대신하는 것이므로 밥과 국을 생략한다. 추석에는 햅쌀로 밥을 짓고 송편을 차려 놓고 밥과 국을 올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