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정(河宣貞, 19222009)은 충청남도 연기군(燕岐郡,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출생하였고 요리 연구가 왕준련(王晙連)과 함께 1950년에 수도여자사범대학 가정과를 제1회로 졸업하였다. 요리 연구가인 하숙정(河淑貞, 19252018)이 동생이며, 외동딸인 박희지(朴喜枝)가 하선정요리학원의 원장으로 대를 이어 요리 연구가의 길을 가고 있다.
하선정은 1954년 서울 종로에 우리나라 최초의 요리 학원인 ‘수도가정요리학원’(현 하선정요리학원)을 설립하였으나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요리에 대한 인식 부재와 1957년 화재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1950년대 정부가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행한 혼분식 장려운동에서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밀가루를 이용한 요리를 개발하였고, 1960년대부터는 정부가 주관한 식생활 개선 사업의 하나로 약 20년에 걸쳐 지방을 순회하며 요리를 가르쳤다. 또한 1956년에 개국하여 5년 동안 전파를 탔던 최초의 TV 방송국인 HLKZ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1968년에는 ‘하선정요리학원’을 새로 열고 50여 년 동안 요리 개발과 교육을 하였다. 1950년대에는 빵을 굽기 위해 연탄 오븐을 발명하였고, 1970년대에는 전기 오븐을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1974년에는 ‘액체 육젓’ 특허를 취득하여 식품회사를 설립하였는데 이것은 이후 ‘㈜하선정종합식품’으로 성장하였으며 CJ가 2006년에 인수하였다. 1994년에는 음식 쓰레기가 남는 전통 상차림의 단점을 개선한 ‘회전상’을 개발하였고, 국제발명전시회에서 동상을 받았으며, 발명진흥연차대회에서 장관 표창장을 받아 여성발명가협회의 명예 회장을 맡기도 하였다. 이와 더불어 국제식생활연구회 회장, 대한식생활중앙회 회장, 한일친선협회부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월간 『요리』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하선정의 저서로는 『세계의 가정요리전집』(한림출판사, 1975), 『한국요리, 반찬백과』(한림출판사, 1980), 『하선정 요리대전집』(월간요리, 1991) 등 전집류의 요리서가 있으며, 『건강의 먹고 사는 지혜』(대학도서, 1987), 『하선정의 내림 손맛』(월간요리, 1991)과 고혈압, 당뇨병, 위장병, 간장병 및 다이어트 등 성인병 예방 및 식생활 개선을 위한 6권의 건강 시리즈 단행본 등이 있다. 1990년에는 『돈등신 일박사』(성암)라는 에세이집을 펴내기도 하였다.
하선정은 1989년 저축의 날에 국민 훈장 목련장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