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기(李用基, 1870~1933)는 일제강점기 요리책의 저자이며 조선가요집, 조선어사전을 편찬한 재야 학자이다. 근대 3대 요리책의 하나로 알려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이며, 사라져 가는 조선시대의 가요 1,400여 편을 수집하여 수록한 『악부(樂府)』의 편찬자이자 계명구락부의 『조선어사전』 편찬위원이었다.
이용기(李用基, 1870~1933)의 호는 위관(韋觀)이다. 서울 토박이로 말년에는 사직동에서 살았으며 사망 연도는 1933년경으로만 알려져 있다. 젊어서부터 풍류를 좋아하여 기녀들을 상대로 시가(詩歌)를 화답하는 풍류객이었으나 깨끗한 선비의 기질을 갖춘 인물이었다. 가난했지만 친구들을 좋아하였으며, 최남선, 권상로, 이은상 등과 교류하였다. 그는 전형적인 이야기꾼이었으며, 시정 풍속에 밝았고 장난을 좋아하는 유쾌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기는 1924년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을 영창서관에서 출판하였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자인 서유구(徐有榘, 1764~1845)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정조지(鼎俎志)」를 바탕으로 당시의 음식 조리법을 추가하였으며, 조선요리 이외에도 서양요리, 일본요리, 중국요리를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과 현대 조리법을 잇는 조리서로서, 우리나라 조리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아 근대 3대 요리서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총 63영역 790여 종의 음식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표지 그림에 칼라 도판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용기는 조선의 노래를 수집하여 방대한 분량의 가요집인 『악부(樂府)』를 편찬하였는데, 여기에는 시조 1,036수, 가사 174수, 창가가사 3수, 잡가 66수, 민요 137수, 소설 3편, 한시문 17수, 기타 1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용기는 계명구락부에서 『조선어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산 이은상(1903~1982)을 만나 사전 편찬 작업에 동참하였다. 그의 역할은 시정어 채집으로, ‘속담과 은어’ 등의 살아 있는 언어를 수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용기는 ‘조선의 음식’, ‘조선의 가요’, ‘조선의 말’이라는 ‘조선 고유의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드러내는 일에 일생을 바쳤다.
이용기는 약 10년여에 걸쳐 1,400편이 넘는 조선시대 가요를 수집하여 상 · 하 두 권으로 된 『(고대본)악부』를 편찬하였다. 국립국악원의 전신 기관인 이왕직(李王職) 아악부(雅樂部)는 이 책을 참고하여 1934년에 『아악부 가집』을 출간하였다. 1924년에는 근대 초 저술된 요리책 중 가장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조선무쌍신구요리제법』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오늘날의 요리연구가들에게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리책이다. 또한 1938년 조선어사전간행회가 간행한 조선어사전 제작에도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