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준련은 요리 강습을 통해 식생활 개선 운동을 이끌었던 1세대 요리 연구가이다. 한국전쟁 이후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활발한 요리 강습을 통해 국민의 식생활과 영양 개선을 위한 계몽운동을 이끌었고, 전통 음식의 맛의 재현과 함께 한국 음식의 간편화와 현대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왕준련(王晙連, 1918~1999)은 경기도 개성 출신으로, 1950년 수도여자사범대학 가정과를 제1회로 졸업하였다. 이후 연세대학교 산업 대학원을 수료하였다.
왕준련은 한국전쟁 이후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의 식생활과 영양을 개선하기 위하여 피난지인 부산의 YMCA 강당에서 요리 강습을 시작하였으며, 1963년에는 부산, 대구, 서울에 ‘새나라가정요리학원’을 설립하였다. 식량 부족으로 인하여 정부가 혼분식 장려 등 국민 식생활 개선 운동을 펼쳤던 1970년대에는 밀가루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하였다. 왕준련은 요리 강습을 식생활 개선 운동으로 발전시켰으며, 1969년에는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를 설립하여 회장을 역임하였다. 1972년에는 영부인으로부터 주방이 딸린 이동 조리차를 기증받아 전국을 누비며 요리를 가르쳤다. 1976년에는 서울 종로에 ‘한국요리학원’을 개원하였다. 1960-1970년대에는 TV 요리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로 나와, 구하기 쉬운 재료나 공급이 넘치는 농 · 수 · 축산물을 이용하여 근사한 요리를 만드는 것으로 주부들의 인기를 얻기도 하였다. 1983년에는 전문 조리 기능사 양성을 목적으로 ‘한국조리기능직업훈련원’을 설립하였다. ‘88 서울 올림픽’ 시기에는 서울 올림픽 준비 위원회 급식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김치’, ‘불고기’ 등 우리 전통 음식을 활용한 간편식을 개발하였고, 재외 교포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통 음식 만들기를 가르치며 한국 음식의 현대화에 이바지하였다.
왕준련의 대표 저서로는 『세계요리대백과』(명성출판사, 1972), 『한국요리』(범한출판사, 1977), 『왕준련 세계요리교실』(상서각, 1978) 등 전집류의 요리책이 있다. 왕준련은 단독 또는 동시대의 요리 연구가들과 함께 한 · 중 · 일 및 서양의 다양한 조리법을 담은 다수의 요리책을 펴냈다. 이와 함께 국내 식량 자원의 수급 동향과 과잉 생산 등의 상황에 맞추어 특정 식품의 소비 촉진을 위한 원고를 기고하였다.
왕준련은 국민 식생활 개선 및 식량 절약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 농림부장관 표창장, 1983년에 FAO 사무총장 은메달, 1995년에 대통령 표창장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