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매향비는 5종이 있다. 연대순으로 보면 1309년(충선왕 1)에 세운 고성삼일포매향비(高城三日浦埋香碑)와 1335년(충숙왕 복위 4)에 세운 정주매향비(定州埋香碑), 1387년(우왕 13)에 세운 사천매향비(泗川埋香碑), 1405년(태종 5)에 세운 암태도매향비(巖泰島埋香碑), 1427년(세종 9)에 세운 해미매향비(海美埋香碑) 등이다.
매향은 향을 오랫동안 땅에 묻어 침향을 만드는 것이다. 향을 오랫동안 땅에 묻어 두면 보다 단단해지고 굳어져서 물에 넣으면 가라앉게 되기 때문에 침향이라고 하며, 그 향을 불교에서는 으뜸가는 향으로 삼고 있다.
이와 같이 매향은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에 근거한 신앙형태로, 향을 묻는 것을 매개체로 하여 발원자가 미륵불과 연결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즉, 미륵불이 용화세계(龍華世界)에서 성불하여 수많은 중생들을 제도할 때 그 나라에 태어나서 미륵불의 교화를 받아 미륵의 정토에서 살겠다는 소원을 담고 있으며, 이와 같은 소원을 기록한 것이 매향비이다.
발견된 매향비는 모두 바닷물이 유입하는 내만(內灣)이나 첩입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불가(佛家)에 전하고 있는 매향의 최적지가 산곡수(山谷水)와 해수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