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는 시라히게진자라 한다. 특히, 이 신사의 본고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이타마현의 고마군[高麗郡]의 전승에 의하면, 일찍이 이 지역을 개척하였던 고구려의 이주민들이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실질적인 수령이었던 고구려의 왕족 복덕(福德) 또는 약광(若光)이 죽은 뒤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신사의 이름을 백발이라 함은 복덕의 만년의 모습이 산신령과 같이 백발이 된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서는 이는 한 사람의 특정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보통의 호칭명사로서, 한국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산신령과 같은 존재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해석을 통하여 이 신사는 고대의 우리나라, 특히 고구려와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신사의 지역적 분포를 본다면 앞서 말한 지역 이외에도 호쿠리쿠[北陸] · 상인[山陰] · 이와테[岩手] 등지에서도 보일 만큼 폭넓게 산재하여 있다. 특히,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사이타마현의 경우를 보면 고마군에 29개 사, 이루마군[入間郡]에 9개 사, 히키군[比企郡]에 2개 사, 토요시마군[豐島郡]에 1개 사, 가쓰시카군[葛飾郡]에 6개 사, 기쓰키군[橘樹郡]에 1개 사, 다마군[多摩郡]에는 7개 사 모두 합하여 55개 사가 있을 정도로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이들의 신사를 총괄 지휘하는 신사는 고구려의 약광을 제신으로 모시고 있는 이루마군 히타카조[日高町]에 있는 고려신사(高麗神社)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보더라도 고구려 유민들과 이 신사들과의 관계는 불가분의 요소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