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이병희의 후손이 간행하였다. 권말에 정종호(鄭宗鎬)의 발문이 있다.
17권 9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영남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사(詞) 10편, 시 208수, 권2∼9에 서(書) 223편, 권10·11에 잡저 20편, 권12에 서(序) 3편, 기(記) 7편, 발(跋) 3편, 잠명(箴銘) 3편, 상량문 2편, 권13·14에 축문 3편, 고유문 3편, 제문 32편, 애사·뇌문(誄文) 3편, 권15에 비명 1편, 묘표 2편, 묘지명 3편, 묘갈명 5편, 권16에 행장 3편, 유사 1편, 권17에 부록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이황(李滉)의 「산거사시음(山居四時吟)」을 차운한 16수와 금강산을 기행하며 지은 20수, 이이정(怡怡亭) 15영, 삼은정(三隱亭) 12영 등 주로 서경시를 많이 남겼다. 또 금강산 기행시는 용두역을 출발, 원산항에 이르는 명승을 마치 그림을 그리듯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특히, 저자의 오언고시는 충담(冲淡)한 의취가 한위인(漢魏人)의 구기(口氣)에 가깝다는 평을 들었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종기(李種杞)·곽종석(郭鍾錫) 등과 주고받은 편지에는 예설과 태극설에 관한 문답이 실려 있어, 저자의 학문적 관심을 볼 수 있다.
잡저의 「대학강의」는 『대학』의 주요 강령인 명명덕(明明德)·지지선(止至善) 등 모두 55개의 항목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개진하여 새로운 해답과 보완을 꾀한 장편의 글이다. 「심동정변(心動靜辨)」은 호안국(胡安國)의 설이 그릇된 점을 지적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자의 만년정론(晩年定論)을 붙이고, 끝에 자신의 안설(按說)로 단안을 내린 내용이다.
「원사(原士)」에서는 선비를 도덕 지향적 인간, 공명 지향적 인간, 부귀 지향적 인간의 세 유형으로 나누어 파악하고, 각각의 특징을 설명해 당시 조선 선비의 자각과 자기 위치 설정의 중요성을 설파하였다. 「이치(吏治)」에서는 당시 지방 행정에 있어서의 세 가지 큰 문제, 즉 백성들이 궁핍해지면 세금을 낼 수 없게 되고, 옥송(獄訟)이 잦으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게 되며, 교활한 관리들이 법을 업신여기면 관물을 허비하는 것을 금할 수 없게 됨을 지적하고, 그 대책과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밖에 「대신(大臣)」에서는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기 위해 대신들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조목조목 논하였다. 대개 이러한 잡저의 글들은 저자의 학문과 사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당시 급변하는 국내외의 정세 속에서의 당면 과제와 시국에 대한 인식을 살피는 데 참고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