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문화사대계(韓國文化史大系)』(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간행) 제1권 중 ‘한국문화의 고고학적 연구’를 부분적으로 개필, 보완해 1966년 8월에 만든 소책자인 『한국고고학개론(韓國考古學槪論)』을 다시 일지사(一志社)에서 확대해 출간한 것이다.
1973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1977년에 개정판(2판), 1987년에 3판이 나왔다. 그리고 1984년 일본 구주대학(九州大學)니시타니(西谷正)교수에 의해 일본어로 완역되어 출판된 바 있다.
김원룡의 연구성과의 결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이 한국 고고학계에 끼친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한국 고고학에 있어서의 편년체계(編年體系)의 통합과 설정이다. 3판에서는 종래의 견해를 대폭 수정해 중석기시대(中石器時代)를 설정하고, 신석기시대(新石器時代)의 상한이 서기전 5000년까지 올라감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서기전 1000년경에서 서기전 300년경의 기간을 청동기시대(靑銅器時代)로, 서기전 300년경에서 서력기원 전후까지를 초기철기시대(初期鐵器時代)로 확정하였다.
또 다른 하나의 특색 있는 편년설정은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이다. 이 시기는 서력기원 전후부터 서기 300년경까지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문화상은 청동기의 실용성 소멸, 철기생산의 보급, 농경 특히 도작의 발전, 고인돌의 소멸, 돌덧널무덤〔石槨墓〕의 발달 등이다.
이 기간을 고고학에서는 이제까지 김해시대(金海時代)로 통칭해 왔고, 역사학에서는 삼한시대(三韓時代)로 불러 왔다. 그러나 김해시대는 특정 지명을 붙여 매끄럽지 못하고, 삼한시대는 북한지역을 도외시한 것이 되어 그 시대의 문화를 대표하는 이름으로서는 부적합하다. 그래서 이 기간을 원삼국시대로 명명하고 있다.
둘째, 이 책의 고고학적 자료집으로서의 공헌이다. 학문적인 성격으로 볼 때, 김원룡은 영국 전통의 역사적 기반을 가지고 형식분류·편년·역사적 흐름을 중요시하는 전통고고학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다 뛰어난 문장력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에서 이제까지 조사, 발표된 영세한 고고학적 자료를 엮었다. 또한 자신이 직접 발굴, 집필한 전곡리 구석기 유적(1980∼1983), 백제 무령왕릉(1971), 광주 신창리 독무덤(1963), 석촌동 백제고분 (1975·1984) 등 중요 유적을 새로운 자료로 보태어 한국 고고학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