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565년에 제작된 영산회상도이다. 세로 227.0cm, 가로 188.5cm의 크기로 7매의 삼베를 잇대어 만든 화폭에 주색을 바르고 백색안료와 황토로 각 상의 윤곽과 문양 등 세부를 그렸다. 도상 구성은 화면 중앙에 연판형 광배를 갖춘 여래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측 아래로부터 사천왕상 4위, 범제석천 2위, 보살상 8위가 배치되어 있고 가장 위쪽에는 십대제자상과 팔부중 등이 좌우대칭으로 배열되어 있는 설법형식의 그림이다.
중앙상단의 본존불이 외형상 하품중생인을 짓고 있어 아미타불로 볼 수 있으나, 하단의 화기에 영산회(靈山會)라는 기록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로 여겨진다.
묘법은 백색안료와 황토로 각 상의 윤곽과 문양 등 세부를 표현하였는데 각 존상의 신체부는 황토를 연하게 칠하고 윤곽은 먹선으로 잡았으며, 입술에 주색, 두발에 군청색, 눈썹에는 녹청을 각각 사용하였을 뿐이다.
이 작품은 16세기 불화 가운데 민간과 승려의 주도로 조성된 불화로, 왕실발원 불화의 화풍과는 큰 차이를 보여주며, 도상 표현에 있어서 고려 후기 아미타팔대보살 도상을 계승한 조선 전기 영산회 그림으로 주목된다.
국내에 있는 조선전기 불화가 불과 3, 4점(지정은 1점)에 지나지 않는데 반해, 이 작품은 1565년이라는 절대연도를 가지고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또한 16세기의 선묘불화들이 모두 금선(金線)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백색과 황토선에 의해 그려진 현존 최고(最古)의 작품이며, 궁정관련 인물의 발원에 의하여 제작된 그림과는 또 다른 화풍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당시의 불화 화풍의 다양성을 짐작하는데 아주 좋은 자료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