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의 교주(敎主)인 지장보살과 시왕(十王)을 한 폭의 화면에 함께 묘사한 형식의 지장시왕도이다. 화기를 통해 1828년(순조 28)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크기는 세로 139.8㎝, 가로 193.5㎝의 비단 바탕에 채색을 베푼 작품으로, 2011년 5월 2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지장보살도는 사후 세계의 교주(敎主)인 지장보살을 그린 그림이다. 지장보살은 관음보살과 함께 우리나라 2대 보살의 하나로, ‘위로는 부처의 도를 구하며,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도를 실천하며, 천인 · 아수라 · 축생 · 아귀 · 지옥의 육도윤회(六道輪廻)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남김없이 구제하기 위해 성불(成佛)마저도 포기한 대비(大悲)의 보살이다.
화기에 ‘도광 8년 무자 10월일 ○○ 북한 중흥○○○안우중단(道光八年戊子十月日○○北漢重興○○○安于中壇)’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는 북한산 중흥사(重興寺)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불화의 수화승 화담당(華潭堂) 신선(愼善)은 비록 공명첩(空名帖)의 형태이긴 하지만 드물게도 정이품(正二品)인 정헌대부(正憲大夫)의 지위에 있었으며,『익종대왕 태실가봉 석난간조배의궤(翼宗大王胎室加封石欄干造排儀軌)』(1836) 공장질(工匠秩)에는 용주사 수화승으로 올라 있다.
신선의 철선묘는 날카롭지 않고 경쾌하며, 색상은 여성적일 정도로 깊고 은은하다. 그의 유존 작품은 거의 없지만, 1832년(순조 32) 제작된 흥천사 괘불과 더불어 그의 뛰어난 화격을 평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주홍색을 주조색으로 하고 흰색의 호분과 금박을 적절히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명도가 높은 편이다. 흰 바탕 테두리에 주홍 줄이 그어져 있는 청벽색의 관모와 그와 대비되는 부드러운 살색, 옷 주름을 따라 촘촘하게 시문되어 있는 화려한 원문과 초화문 등은 이 불화의 화격을 높여주고 있다.
19세기 전반 불화 가운데 보기 드문 수작으로, 19세기 서울 · 경기 지역의 지장시왕도 및 활동 화승들의 화풍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그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