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방의 초상화는 2006년 보물로 지정된 흑단령포본 전신상 이외에도 흑단령포본 반신상과 유지초본, 시복본 초상화와 초본 2점이 함께 전하고 있다. 시복본 초상화를 보관했던 목제 함(函)과 족자를 감싸 보관했던 보(褓)도 함께 전하고 있다. 2009년 1월 28일에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흑단령포본 반신상은 전신상과 거의 같은 모습이며 화면의 상단에 제목이 적혀 있다. 이 작품은 원래 비슷한 형식의 부친 이귀(李貴, 15571633)와 형 이시백(李時白, 15811660)의 반신 초상화와 함께 공주의 성봉서사(盛峯書社)에 모셔졌었다. 이 반신상과 거의 같은 크기의 유지초본은 비교적 능숙하고 빠른 선묘로 그려졌다.
시복본 반신상은 다소 높아진 오사모를 쓰고 분홍색이 도는 시복을 입고 양손을 소매 속에 넣어 앞으로 모은 채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는 노년의 모습이다. 반신상 초상화의 반신상은 대개 가슴 정도까지만 표현하지만 이 작품은 허리 아래로 거의 무릎까지 포함하여 특이하다.
얼굴은 붉고 어둡게 설채하였고 주름을 강조하기 위하여 지나치게 뚜렷한 윤곽선을 사용했다. 시복은 분홍색에 약간 옅은 먹선을 사용하고 음영을 표현했다. 허리에 문관 1품에 해당하는 서대(犀帶)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이시방 60대의 모습에 해당한다.
시복본 초상화의 초본으로 추정되는 작품 두 점이 남아있다. 두 초본의 거의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눈언저리와 이마의 주름을 살짝 다르게 하고 수염의 끝 부분도 달리하여 묘사된 인물의 모습을 살짝 다르게 하였다. 이 중에서 좀 더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의 초본이 정본(正本)과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