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黃縉, 1590~1645)은 황성원의 아들로 판관을 지낸 바 있었으며 1627년 유효립(柳孝立)의 모반을 고변한 공으로 아버지와 함께 영사공신(寧社功臣) 2등에 봉해졌다.
황진 초상화는 두 손을 소매 속에 넣고 화면 왼편을 향하여 약간 돌아앉은 자세를 하고 교의자에 앉아 있는 좌상이다. 낮은 오사모, 매우 좁은 단령의 목 부분, 오른 편 교의자 뒤로 뻗친 삼각형 무의 표현, 양쪽으로 트인 단령, 화려한 채전 등이 17세기 공신 도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얼굴은 홍갈색의 가는 윤곽선을 사용하여 묘사했고, 코와 광대뼈 부분에는 갈색으로 볼의 요철을 나타내 입체감을 부여하려는 방식은 17세기 초상화의 특징이다. 수두로 얽은 흔적을 마치 물방울이 번지듯이 표현했다. 눈동자의 동공은 짙고 검은 점으로 표현하였고, 수염은 듬성듬성 그렸다.
흑색 단령에 표현된 커다란 운문은 더 짙게 그렸으며, 윤곽선과 옷주름선은 굵고 검은 선으로 분명하게 표현했다. 흉배는 비교적 크게 그려졌으며 배경에는 수평 금선이 촘촘하게 그려지고 한 쌍의 백한과 모란꽃이 오색구름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그려졌다. 흑혜(黑鞋)의 코 부분은 단령으로 덮여 있으며, 족좌대는 상면이 푸른 테두리로 둘러싸인 돗자리가 있고 측면에는 투각된 안상문을 표현했다. 교의자 하단의 양쪽 발에는 금속 장식이 흰 선의 인당초문과 함께 그려져 있고, 바닥의 채전은 화려한 색상이 돋보인다. 부친 황성원의 초상과 세부 양식이 매우 흡사하여 같은 시기에 같은 작가가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