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연못 (여름의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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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작품
이대원이 1940년에 그린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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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이대원이 1940년에 그린 유화.
개설

캔버스에 유채. 세로 72㎝, 가로 91㎝.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이 작품은 서양화가 이대원(李大源)의 초기 대표작으로서 1940년 제19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의 원작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근대 유화의 다양한 양식적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내용

이대원은 193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와 총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1960년대에는 반도화랑을 경영하기도 하였다. 후기에는 단속적인 빠른 붓 터치, 밝고 아름다운 색채, 정감있는 자연풍경이 어우러진 개성있는 풍경화 양식을 보여주었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정식 미술학교를 나오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재능과 노력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학생 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화가로서 입문했다. 경성제2고등보통학교(1938년에 경복중학교로 변경) 재학시절인 1937년에 납염법(蠟染法) 또는 납결(臈纈)을 이용하여 조선 문양을 그려넣은 염색공예작품이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되었다. 1938년 제17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유화 「언덕 위의 파밭」과 염색공예 병풍이 입선되었고, 이어서 1939년 제18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도 유화 「뜰」이 입선되었다. 염색공예와 유화 모두 학교 미술부 활동을 하면서 출품하였는데, 공예는 2회 입선으로 출품을 그쳤으나 유화는 계속 출품하였다. 유화는 당시 미술선생으로 있었던 일본인 유화가 사토 구니오[佐藤九二男, 1897~1945]의 지도를 받아 서양 현대화법에 대한 이해를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1938년의 『매일신보』의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자 인터뷰 기사에서는 선생에게 배운 바가 없는 “독학(獨學)의 준재(俊才)”로 보도되었다. 경복고등학교 출신의 유화가로 장욱진, 권옥연 등이 유명하다.

「초여름의 연못」은 이전의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작품인 「언덕 위의 파밭」이나 「뜰」과 유사한 소재를 보여주지만 양식적인 면에서는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언덕 위의 파밭」과 「뜰」에서 아이들이 등장하는 소박한 조선의 자연 풍경을 단순화된 형태와 자유분방한 필치로 그려낸 점에서는 「초여름의 연못」과 유사하다. 그러나 「뜰」에서부터는 점차 화면내 공간감이 평면적이 되고 형태를 단순화하는 정도가 강해지며, 「초여름의 연못」에서는 형태와 구성의 밀도가 좀 더 완성되었다.

길진섭(吉鎭燮)은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부 평문에서 이대원을 “작화 양식에서 새로운 경지를 추구하는 시대의식의 시현(示現)”이 있는 작가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았으며, 「초여름의 연못」에 대해서 “물체의 변형에서 부자연한 느낌이 없으며 작품에 한 ‘포에지’가 있다”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1942년의 조선미술전람회의 입선작에 대해서 윤희순(尹喜淳)은 “너무 장식적”이라고 지적했다. 1942년의 작품은 현재 도록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없다.

이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드럽게 여러 겹의 테를 두른 둥그런 형태와 동양화적으로 느껴지는 묽고 빠른 붓질, 밝은 원색의 색채, 장식적이고 평면적인 화면구성 등의 양식적 요소들은 일본의 유화가 코지마 젠자부로[児島善三郎, 1893~1962]의 1930년대 후반의 작품과 비교된다. 코지마 젠자부로는 유럽에 유학하여 마티스(H. Matisse)와 드랭(A. Derain) 등 야수주의의 영향을 받고 일본 전통의 남화(南畵), 장벽화(障壁畵)의 양식과 구도를 절충시킨 화풍을 보여주면서 1930년대 독립미술협회에서 활동하였다. 코지마 젠자부로의 개인전이 1942년 10월에 경성의 조지야[丁字屋] 백화점 화랑에서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양식적으로 코지마의 영향이 간취되지만, 조선의 풍경을 소재로 취하여 대담한 구성, 활달한 붓질과 밝은 색채로 자신감 넘치는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대원의 완숙기의 대표작인 「농원」과 같은 그림에서도 초기의 이 작품에서 보여준 밝고 경쾌한 색채와 형태를 리드미컬하게 단순화하는 평면적 화면, 그리고 한국의 자연 풍경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참고문헌

『근대문화유산 회화분야 목록화 조사 보고서』(문화재청, 2007)
『한국근대미술의역사』(최열, 열화당, 1998)
집필자
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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