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면 바탕에 채색. 세로 184.2㎝, 가로 195㎝. 사후세계의 교주(敎主)인 지장보살과 시왕(十王)을 묘사한 불화이다. 화기를 통해 1892년(고종 29)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분적으로 촛농과 습기로 인해 얼룩이 확인되나 전반적으로 화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지장시왕도는 사후 세계의 교주인 지장보살과 시왕을 비롯하여 판관, 사자, 옥졸 등의 권속들을 그린 불화이다. 지장보살은 관세음보살과 함께 인기있는 보살의 하나로, ‘위로는 부처의 도를 구하며,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도를 실천하며, 천 · 인 · 아수라 · 축생 · 아귀 · 지옥의 육도윤회(六道輪廻)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 일체를 구제하지 않고서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서원(誓願)을 내건 보살이다.
화면에는 두건을 쓴 지장보살이 연화좌 위에 결가좌하고 있으며, 대좌 앞면에는 금색의 원광을 배경으로 선악동자가 연꽃을 밝고 서 있다. 지장보살의 좌우에는 도명과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그 양쪽 옆과 뒷줄에 시왕이 각각 5위씩 배열되어 있다. 그리고 시왕의 뒤쪽으로 판관과 사자, 옥졸, 천녀 등의 여러 권속이 좌우대칭을 이루며 2열로 배치되었다.
화기에 덕월당 응륜(德月堂 應崙)의 주도하에 모두 7명의 화승이 참여하여 1892년에 그린 불화로 확인된다. 봉안처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으나 같은 시기에 제작된 아미타극락회상도(1892년)의 봉안처가 관악산(冠岳山) 관음사(觀音寺)로 명기되어 있어 동일 사찰에 봉안된 것으로 보인다. 덕월당 응륜은 19세기 후반 경기도 관악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으로,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은 1866년에 제작한 금보암 신중도로 확인되며 이후 1901년까지 약 24점의 불화를 조성하였다.
녹색 두광에 물결모양의 광염이 표현된 신광을 배경으로 결가좌한 지장보살은 신체에 비해 머리가 크고 어깨가 넓은 편이다. 주색 가사에는 황색의 연화원문을 묘사하고 가장자리에는 연꽃과 당초문양으로 묘사된 띠를 두르고 있다. 금색 사용은 지장보살의 두건장식과 선악동자의 목둘레 부분, 마두귀졸의 지물과 장군의 투구 및 갑옷 등에 사용됨으로써 화면에 장식성과 화려함을 더해 주고 있다. 화면 하단 앞면에 등장하는 선악동자는 19세기 후반 경기도 일대 지장시왕도상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19세기 지장시왕도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사례일 뿐만 아니라 덕월당 응륜의 화풍을 이해하는데 가치 있는 불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