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량 필 「삽살개」는 1743년(영조 19) 화원 김두량이 삽살개를 묘사한 영모도이다. 「견도」 또는 「방구도」로도 알려져 있다. 「삽살개」는 김두량의 사실적이면서 정밀한 묘사력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조 어제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또한 김두량의 개 그림들 중 유일하게 김두량이 그렸다는 내용과 제작연도를 알 수 있는 관서(款書)가 있어 김두량뿐 아니라 조선 후기 영모화 연구의 기준작으로서도 중요한 자료이다. 2019년 5월 29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삽살개」는 「견도(犬圖)」 또는 「방구도(尨狗圖, 厖狗圖)」로도 알려져 있다. 원래 『제가명품화첩(諸家名品畵帖)』에 포함되어 있었던 그림으로, 현재는 따로 족자로 꾸며져 있다. 『제가명품화첩』에 포함되어 있는 묵서(墨書)에 김두량의 「삽살개」가 화첩의 일부였고, 그림 속 제발(題跋)이 ‘국왕의 어서(御書)’임을 밝히고 있다.
김두량은 개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이다. 이가환(李家煥)의 『동패낙송속(東稗洛誦續)』에 의하면 “김두량은 윤두서에게서 그림을 배웠고 개 그림을 잘 그렸다. 영조가 명하여 종신토록 급록(給祿)을 주라고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김두량이 개 그림으로 유명했을 뿐 아니라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영조가 화원 김두량에게 ‘남리(南里)’라는 호를 특별히 하사한 예에서도 알 수 있다. 김두량의 「삽살개」에 영조가 어제를 남긴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삽살개」 상단에 쓰인 영조 어제의 내용은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 책임이거늘 어찌하여 낮에 또한 이와 같이 짖고 있느냐. 계해 유월 초이튿날 김두량 그림[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晝亦若此 癸亥 六月 初吉 翌日 金斗樑圖].”
어제의 내용에서처럼 그림에는 위를 향해 노려보며 으르렁대는 얼룩무늬 삽살개 하나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위로 치켜뜬 매서운 눈매, 컹컹 짖고 있는 듯한 입과 날카로운 이빨, 가늘게 세필로 묘사된 짧은 털 속에 느껴지는 긴장된 근육,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큼지막한 발, 둥글게 말려 있는 꼬리 등은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이다.
「삽살개」는 김두량의 또다른 대표작 「 흑구도(黑狗圖)」와 마찬가지로 개의 형태와 구조를 사실적이고 정밀하게 묘사하면서도, 「흑구도」보다 동적인 움직임이 더욱 강조되었다. 이러한 해부학적인 묘사 특징은 당시 청으로부터 들어온 서양화풍의 영향으로 보고 있으며, 더욱이 김두량의 학습 초기에 그림 스승이었던 윤두서의 작화 태도에 기인한 것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여겨진다. 즉 ‘종일토록 주목한 후 그 참모습을 얻은 후에 그렸고’ , ‘터럭 하나라도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윤두서의 작화 태도는 김두량의 사실적 동물 묘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삽살개」는 김두량의 사실적이면서 정밀한 묘사력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조 어제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또한 김두량의 개 그림들 중 유일하게 김두량이 그렸다는 내용과 제작연도를 알 수 있는 관서(款書)가 있어 김두량뿐 아니라 조선 후기 영모화 연구의 기준작으로서도 중요한 자료이다. 2019년 5월 29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