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 필 「단구승유도」는 1749년(영조 25) 화원 최북이 단양의 도담삼봉을 유람하고 그린 실경산수도이다. 당시 유행했던 정선의 화풍에서 벗어나 최북 특유의 개성적인 남종화법으로 묘사되었다. 그림에 발문을 쓴 이광사의 글씨는 연도를 알 수 있는 기년작(紀年作)이라는 점에서 그의 예서체를 비롯한 서체의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2015년 12월 10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화원 최북(崔北)이 1749년 음력 3월 도보(道甫) 이광사(李匡師)와 함께 단양의 도담삼봉을 유람하고 그린 것이다. 이 내용은 그림 왼쪽에 이광사가 예서체로 쓴 발문(跋文)에 쓰여 있다. 즉, “기사년 음력 3월에 한벽루에서 쓰다. 월성 최식 유용이 함께 어울리고 이를 그리다. 도보[己巳春季 書于寒碧樓 月城崔埴有用 亦與之同遊 而畵之, 道甫).” 여기서 최북의 초명은 ‘식(埴)’, ‘유용(有用]’이라는 자, ‘월성(月城)’이라는 호를 썼음을 알 수 있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도담(島潭)"이라 쓰여 있고 그 옆에 "최식지인(崔埴之印)"이라는 백문방인이 찍혀 있다.
도담은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면 도곡리에 위치한 곳으로 단양팔경 중 절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커다랗고 뾰족한 섬과 그 양쪽의 작은 두 섬을 중앙에 두고, 이 섬들을 에워싸는 경치를 반조감법으로 포착하였다.
중앙의 섬들이 주변 산수에 둥글게 에워싸인 구도는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에서 종종 나타나는 구도이다. 그러나 둥글게 쌓인 원산(遠山)의 모습, 산 위와 근경 언덕에 세로로 표현된 태점, 뭉툭하고 불규칙한 필치는 중국 남종화법에 영향을 받은 최북의 독특한 표현으로서 노년기까지 지속되었다. 최북은 명대 오파 화가 심주의 남종화풍을 토대로 중국 명 · 청대에 발간되어 조선으로 유입되었던 『역대명공화보(歷代名公畵譜)』, 『당시화보(唐詩畵譜)』,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등 화보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남종화풍의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최북 특유의 남종화법으로 표현된 실경산수로, 당시 유행했던 정선의 화풍에서 벗어나 개성적인 화법으로 묘사되었다. 더욱이 그림에 발문을 쓴 이광사의 글씨는 연도를 알 수 있는 기년작이라는 점에서 그의 예서체를 비롯한 서체의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2015년 12월 10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