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상단에 전서체로 "비변사계회도(備邊司契會圖)"라는 제목이 쓰여 있고, 그림 오른쪽에 신광한(申光漢)이 짓고 쓴 제시 마지막에 "가정경술동(嘉靖庚戌冬)"이라고 쓰여 있어, 1550년 겨울 비변사 관원들의 모임을 그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하단에 참석자의 품계, 관직, 이름 등을 적은 좌목(座目)이 소실되어 누가 참석했는지는 알 수 없다. 계회도는 보통 상단에 전서체로 쓴 그림 제목, 중단에 그림으로 묘사된 계회 모임, 하단에 좌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단의 그림은 안개가 자욱이 끼어 있는 북한산과 경복궁을 배경으로 육조거리가 묘사되었고, 육조거리 오른쪽 중간 즈음에 7명의 비변사 관원들이 청사 안에서 모임을 가지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부감법을 사용하여 경복궁과 육조거리의 경관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하였으며, 산의 능선을 따라 표현된 단선점준(短線點皴) 등은 조선 중기의 일반적인 화풍이다. 그림 오른쪽에는 7언 제시가 쓰여 있는데, 비변사 정랑 이감(李戡)의 부탁을 받고 신광한이 쓴 것이다. 비변사 관원들의 결의와 충절의 기상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三面山河鎭大東 삼면의 산하가 우리나라를 두르고/ 安危惟有仗諸公 그 안위는 오직 여러 공들에게 의지하네/ 要將罇俎籌邊策 친목을 도모하며 변경의 계책을 세우리니/ 不用樓龜喜遠功 누각의 시귀를 쓰지 않아도 먼 앞날의 공을 기뻐하네/ 已道海南無戰艦 이미 남쪽 바다에는 전함이 없고/ 還聞塞外遁棲戎 다시 듣건대 변경 밖의 오랑캐가 멀리 숨어버렸다네/ 深謀雲鳥歸綿蕝 깊이 계책을 도모하여 운조가 법도로 돌아가니/ 好事金蘭入畫中 금란지교(金蘭之交) 같은 좋은 일이 그림 속에 담겨 있네/ 嘉靖庚戌冬 1550년(명종5) 겨울
현재 좌목 부분은 소실되었지만 조선 초기 계회도의 전형적인 형식을 갖춘 기년작으로서 중요하며, 특히 당시 광화문과 경복궁, 그리고 육조거리의 실제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시각 자료이다. 2018년 10월 18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