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과조선어문전 ()

언어·문자
문헌
1929년 이완응이 중학교의 국어문법 교육을 위하여 편찬한 교과서.
정의
1929년 이완응이 중학교의 국어문법 교육을 위하여 편찬한 교과서.
개설

이완응은 1913년부터 1925년까지 일제가 의도적으로 일본인에게 장려하던 조선어교육에 종사하면서 1923∼1924년에 조선어연구회의 『조선문조선어강의록』에 조선어문법을 일본어로 집필, 연재하였다. 당시의 글은 1926년 4월에 『조선어발음급문법(朝鮮語發音及文法)』이라는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는데, 1929년에 이 책을 보완하여 발행한 것이 국어판 『중등교과 조선어문전』이다. 이 책은 처음 당국의 검정을 받은 고등보통학교용 교과서로서, 중등학교 낮은 학년의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었다.

서지적 사항

1책, 209(8+201)쪽, 23㎝, 1929년 조선어연구회 발행.

제1편 총론에서 언문(한글)에 대한 일반적 고찰과 단어, 문구(文句), 품사에 대해 약술한 다음, 합성어, 접두어(接頭語)와 접미어에 대해 설명하였다. 총 16장으로 이루어진 제2편의 각론에서는 각 품사에 대한 종류, 용법, 특징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3편 문에서는 문장의 성분, 위치 및 생략, 문의 성분과 중복, 구조상의 분류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내용

『중등교과 조선어문전』에서는 ‘단어’, ‘문(文)’, ‘구(句)’와 같은 문법 단위들이 설정되어 있는데, 구는 2개 이상의 단어들이 모여 하나의 뜻을 이루고, 하나의 문장에서 의존적인 단어 이상의 구성 단위를 뜻하는 것으로, 현대 문법에서 설명하는 ‘구’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2편 각론에서는 11품사의 체계를 보여 주고 있다. ‘명사, 수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존재사, 조사, 조용사, 부사, 접속사, 감동사’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특기할 것은 ‘명사, 대명사, 수사’를 문장의 주가 되는 체언으로 묶는 체언의 3분 체계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과 동사나 형용사와는 다른 활용 체계를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존재사’를 따로 설정하여 용언에 대한 3분 체계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존재사의 설정은 이 책에서 처음 이루어진 것이다. 일본어 조동사에 해당하는 것을 이 책에서는 ‘조용사’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조용사와 조사를 함께 묶어 ‘토’로 부르고 있다. 합성어 및 접두어, 접미어를 별도의 단원으로 설정한 것은 당시 여타의 문법서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특징적인 기술 체계이다.

조사에 대한 기술은 전반적으로 의미 중심으로 대역되는 일본어의 조사에 해당하는 국어의 조사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사는 체언 밑에 부가되는 것, 용언 밑에 부가되는 것, 체언 용언 외에 부가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체언 밑에 부가되는 것은 지금의 조사류에 해당되고, 용언 밑에 부가되는 조사는 지금의 부사형 어미, 접속어미, 일부 의존명사 구성에 해당된다. ‘ᄲᅮᆫ, 만, ᄶᅳᆷ, 만치’ 등은 접미어이지만 사용 방법이 조사와 유사하므로 편의상 조사 부분에 넣어 설명하였다고 기술되어 있다.

제3편 문에서는 대표적인 구문 예시 및 초보적인 분석, 문장 성분의 열거 등에 그치고 있다. 문장 성분을 ‘주어, 설명어, 객어, 보어, 수식어’로 구분하는데, 보어를 설정하였다는 점과 ‘감동사’와 ‘접속사’를 ‘문의 조직 외의 부분’이라 하여 한 개의 문장 내에서 다섯 개의 문장 성분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의의와 평가

『중등교과 조선어문전』은 일본인의 조선어 학습을 위한 문법 체계나 구성을 그대로 답습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많은 문법 내용들이 일본어 문법에 근거하고 있고 문법 현상들에 대한 기술 내용이 국어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대 국어학적 관점의 설명과 맥을 같이하거나 당시 현실 국어 문법 현상의 몇 가지 특성들을 추론해 낼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참고문헌

『국어문법연구』 Ⅰ(이광정, 역락, 2003)
『개화기국어연구』(김형철, 경남대학교 출판부, 1987)
『국어학연구사─흐름과 동향』(고영근 편, 학연사, 1985)
『국어문법사연구』(강복수, 형설출판사, 1982)
「『조선어발음급문법(朝鮮語發音及文法)』의 ‘문법’편과 『(중등교과)조선어문전』」(최웅환, 『문학과 언어』 28, 한국문화융합학회, 2006)(최웅환, 『문학과 언어』 28, 한국문화융합학회, 2006)
집필자
이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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