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은봉암(隱鳳庵)은 안정사(安靜寺)의 부속 암자이다. 안정사는 654년(태종무열왕 1)에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창건했다고 하지만 확인하기 어렵다. 그 뒤 1309년(충선왕 1)에 회월선사(會月禪師)가 중건하였고, 1626년(인조 4)과 1733년(영조 9), 1841년(헌종 7), 1880년(고종 17)에 각각 중건되었다. 안정사의 암자인 은봉암은 634년(선덕여왕 3)에 징파화상(澄波和尙)이 세웠다거나 658년(태종무열왕 5)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지만 이를 고증할만한 문헌이 없다. 본사인 안정사에 비해 은봉암이 먼저 세워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효대사 창건설이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창건 이후 내력에 관한 기록은 없으며, 조선 후기인 1855년(철종 6)에 수일선사(秀一禪師)가 중창했다고 한다. 사찰의 건물로는 법당과 요사가 있다. 암자 주변에 있는 은봉성석(隱鳳聖石)이라 불리는 바위에 관한 설화가 전한다. 옛날 이곳에는 세 개의 바위가 있었는데, 그중의 한 개가 넘어진 뒤 해월(海月)이라는 스님이 왔고, 또 한 개가 넘어진 뒤 종열(宗悅)이라는 스님이 와서 깨달음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 뒤 사람들은 이 돌들을 성인의 돌이라는 의미에서 ‘성석(聖石)’이라고 불렀고, 마지막 남아 있는 돌이 넘어지면 깨달음을 이룰 새로운 도인(道人)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