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금성산에 있는 조왕사(朝王寺)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로는 석불좌상과 석탑이 전한다. 석불좌상은 몸체보다 머리가 크며 간략한 옷 주름 등의 표현에서 고려시대의 양식적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석탑은 흩어져 있던 부재를 쌓아 올린 것으로 조성 시기를 알 수 없다.
조왕사는 금성산의 서쪽 자락인 국립부여박물관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사찰의 창건이나 연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곳이 사찰 터로 발견된 것은 1913년이다. 당시 민영천(閔泳天)이 현재의 사찰 자리에서 고려시대 양식의 석불좌상을 발굴하였다. 그리고 1919년에 김병준(金炳畯)이 법당을 지어 발굴된 석불좌상을 봉안하였다. 그 뒤 승려 정두영(鄭斗榮)이 건물을 중수하고 사찰 이름을 ‘조왕사’라고 했다. 민영천이 발굴한 석불좌상은 손 모양이 비로자나불의 특징인 지권인(智拳印: 양손을 가슴에 모아 오른손이 왼손 검지를 잡고 있는 모양)을 취하고 있어서 비로자나불상임을 알 수 있다. 몸체에 비하여 머리가 크고 간략한 옷 주름의 표현 등에서 고려시대 불상 양식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 석불좌상은 1973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한편 대웅전 앞에 있는 조왕사석탑은 1987년의 홍수 때 발견된 석탑 부재를 수습하여 다시 쌓아 올린 것이다. 따라서 원래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조성 시기도 알 수 없다. 다만 석불좌상이 고려시대 양식인 점으로 미루어 같은 시대의 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석탑은 1994년 부여군 향토유적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