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사(竹寺)는 백제 의자왕(641~660) 때에 승려 도감이 창건했다고 전하지만 이를 고증할만한 문헌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일설에는 사찰 부근의 풍전리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수백 년 전에 지은 것이라고도 한다. 죽사의 동북쪽에 있는 여러 바위는 법당에 모신 불상이 좌우로 보살들을 거느린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쉬흔질 바위'는 죽사와 관련된 설화를 갖고 있다. 옛날에 바위와 대나무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서로 다투다가 내기를 하게 되었다. 둘은 쉬흔질(오십 길의 방언) 위로 먼저 올라가는 쪽이 이기기로 하고 경쟁하면서 올라갔다. 대나무는 쭉쭉 뻗어가며 위로 올라가고 바위는 몸집을 불려가면서 위를 향하였다. 그런데 이곳에 살던 용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바위가 점차 자기의 안식처를 좁혀오는 것에 화가 나서 하늘로 승천하면서 바위에 불을 뿜어대고 뇌성벽력을 쳤다. 그리하여 대나무가 내기에서 이겼다고 하여 사찰 이름을 ‘죽사’라고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