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암(寂照庵)은 고려 말의 고승 나옹혜근(懶翁惠勤)이 대곡사를 창건할 때 지었던 아홉 개 암자 중의 하나라고 한다. 조선 후기에 몇 차례 중창하였다. 지정유산으로 구포루(九苞樓)가 있는데, 아홉 종류의 빛을 띠는 봉황이 머무는 누각이라는 뜻이다.
적조암이 소속된 대곡사는 고려 후기인 1368년(공민왕 17) 인도에서 온 승려 지공(指空)과 공민왕의 왕사(王師)였던 나옹이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의 사찰 이름은 대국사(大國寺)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세종 때는 교종에 속했는데, 1598년(선조 31) 정유재란으로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그 후 1605년(선조 38)에는 탄우대사(坦祐大師)가, 1687년(숙종 13)에는 태전선사(太顚禪師)가 중건하면서 사찰 이름을 대곡사로 변경하였다.
대곡사의 암자인 적조암은 지공과 나옹이 대곡사를 창건할 때 지었던 아홉 개의 암자 중 하나라고 하지만 고증할만한 문헌은 전하지 않는다. 1605년과 1687년에 대곡사를 중건하면서 적조암도 함께 중창하였다. 경내에 있는 국가유산으로는 2014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구포루가 있다. 이 누각은 1847년에 건립되었는데, 누마루를 가진 매우 독특한 양식이다. 상량문 기록에 의하면 구포루란 ‘봉황이 머문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참고로 봉황의 깃에 나타나는 아홉 종류의 빛을 구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