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회상탱은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수많은 권속을 함께 그린 불화이다. 남해용문사 중흥기와 호은문성(虎隱文性)이 조성한 만년통고(萬年通考)에 의하면 1897년 신중도, 산신도, 현왕도, 독성도, 후불도 등과 함께 영산회상도를 문성이 대시주자로 화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용문사 대웅전에 봉안된 이 불화는 중앙에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를 배치하고 그 주위에 협시보살인 문수 · 보현보살을 비롯한 여러 보살과 사천왕, 가섭과 아난 등 부처의 10대 제자, 그리고 8금강 중 4위를 배치하였다. 앞쪽의 불보살을 크게 그리고 위로 갈수록 권속들의 크기를 줄어들게 하여 꽉 찬 화면이지만 안정감이 느껴지는 구도이다. 불보살의 상호가 위엄있고 단정하며, 전체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화기에 의하면 연호 봉의가 수화승으로 참여하였고 근대기 활발하게 활동했던 보응 문성이 밑그림을 그렸으며, 10여 명의 화승이 함께 참여하여 그렸다. 사천왕의 안면과 화면 위아래의 구름에는 명암법을 도입하여 입체감을 주었고, 전체적으로 부분부분 코발트블루를 적절히 사용하고 있어 당시의 시대적 경향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