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탱은 산왕(山王)으로 신앙되던 호랑이를 의인화하여 그린 불화로 산신은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용문사 산신탱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폭으로, 청록의 산수를 배경으로 붉은 옷을 입고 투명한 망건을 쓴 산신이 긴 수염을 휘날리며 호랑이에게 편안하게 기대어 앉아 있다. 오른손에는 나무 지팡이를 들고 왼손에는 영지를 들고 있다. 호랑이는 무섭고 위압적인 모습이 아니라 큰 눈과 앙다문 입 사이로 삐죽 나온 이빨, 둥근 눈썹 등 귀여운 고양이처럼 그려져 민화풍의 까치호랑이 그림을 연상시킨다.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진 측면이 있으나 묘사는 섬세하다. 호랑이의 뒤쪽에는 시동이 석류 등의 공양물이 담긴 쟁반을 들고 서 있다. 화면 좌측 아래쪽에 기재된 화기에 따르면 1897년(건양 2년) 연호 봉의가 수화승으로 참여하고 3명의 화승이 함께 그렸다고 한다. 호은문성(虎隱文性) 율사가 1895년부터 남해용문사를 복원 중흥하였는데 화주와 대시주자로 1897년에 산신탱, 영산회상탱, 삼장보살탱, 신중탱, 현왕탱, 독성탱 등을 조성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