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준(髀禮準)』의 저자는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이다.
『비례준』은 서명응의 『보만재총서(保晩齋叢書)』에 수록되어 있다. 현재 『보만재총서』는 고려대학교 도서관과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보만재총서』를 책으로 편집해서 완성한 시점은 1783년(정조 7)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안에 포함된 각각의 책의 저술 시점은 다른 자료와의 비교 및 검토를 통해 유추해 보아야 한다.
『비례준』은 하늘의 구조와 별자리를 설명한 상편(上篇)과 일월오행성(日月五行星)과 은하수에 대해 설명한 하편(下篇)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은 「총상준(總象準)」, 「상규준(上規準)」, 「현무준(玄武準)」, 「백호준(白虎準)」, 「주작준(朱雀準)」, 「창룡준(蒼龍準)」, 「하규준(下規準)」으로 편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총상준」에서는 ‘십이중천(十二重天)’과 ‘칠요광색(七曜光色)’이라는 소제목 하에 서양의 중천설(重天說)과 햇빛이 성월(星月)을 비추는 이치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상규준」부터 「하규준」까지는 하늘의 별자리를 북극 주변의 주극성, 황적도(黃赤道)의 북륙(北陸), 서륙(西陸), 남륙(南陸), 동륙(東陸)에 위치한 별자리, 그리고 북반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남극 주변의 별자리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규준」의 별자리들은 서양의 천문역산학이 도입된 이후 동아시아에 전래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편은 「태양준(太陽準)」, 「태음준(太陰準)」, 「오성준(五星準)」, 「천한준(天漢準)」, 「수법준(數法準)」으로 편제되어 있으며, 「태양준」부터 「천한준」까지는 각각 양정(陽精)의 종주(宗主)로서 칠요(七曜)를 주재하며, 천체(天體)와 오성(五星)의 중앙에 위치한 태양, 음정(陰精)의 종주로서 태양과 짝이 되는 태음, 목성 · 화성 · 금성 · 수성 · 토성 등 오행성의 형체 · 명칭 · 광색(光色) · 대소(大小) · 고하(高下) · 변동(變動), 무수한 작은 별로 구성된 은하[天漢]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수법준」에서는 기존의 『주비산경(周髀算經)』 가운데 주공(周公)과 상고(商高)의 문답 부분만을 추출하여 『주비경(周髀經)』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주해(註解)를 달았다.
서명응은 선천역의 이론과 각종 도서(圖書)를 통해 당시 전래한 서양 천문역산학의 내용을 역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비례준』 역시 서양 천문역산학에 대한 서명응의 상수학적 해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