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록(避亂錄)
성환에서 일본군에게 패한 청국군 패잔병으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을 보고, 동학이 화근이라고 질책하며 개항 이후 서양 제국과 문물의 침투를 비판하는 보수 유생의 면모를 살필 수 있다. 이미 6월에 기포한 이 지역 동학농민군들이 평소 원한이 있었던 양반들에게 보복을 많이 하였던 일, 가족들과 피난길에 나설 수밖에 없던 사정, 피난의 고통, 동학농민군의 행패, 체포 당할 위기, 친지들의 동향 등을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또한 자신들 일족이 동학농민군에게 집중적으로 탄압을 받은 이유와 그 때문에 성명을 바꿔야 했던 경위를 길게 썼다. 필자는 양반 유생의 입장에서 동학농민군이 무식하고, 심하게 행패를 부리고, 외세를 불러들이고, 대다수가 급조된 도인이기 때문에 곧 무너질 것이라는 등 통렬하게 비판하였다. 이러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