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연도는 서왕모와 목왕이 곤륜산 요지 잔치에 참석하고 초대받은 신선들이나 불보살이 도착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서왕모는 전설상의 여선으로 요지는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의 아름다운 연못이다. 주나라 목왕이 찾아오자 서왕모가 요지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 요지연도에는 서왕모·목왕·신선 등이 중심 제재로 등장한다. 요지연도는 궁중 회화로 출발하여 길상적인 장식화로도 쓰였다. 현전하는 요지연도 대부분이 8첩 병풍으로 19세기 작품이다. 요지연도는 불로장생의 염원을 담아 이상적인 신선 세계를 구현하였다.
조선시대 요지연도는 서왕모가 주나라 목왕(穆王, 기원전 10세기)을 초대하여 연회를 베풀고 여기에 초대받은 신선들이나 불보살이 물을 건너거나 하늘을 날아 도착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서왕모는 중국 신화 중 여선(女仙)의 우두머리로 만물을 소생하게 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요지는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 꼭대기의 궁궐에 있는 아름다운 연못을 말한다.
서왕모의 거처에는 반도(蟠桃)나무가 자라는 반도원(蟠桃園)이 있어서 그 열매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신선들을 초대하여 반도대회(蟠桃大會)를 베풀었다고 한다. 주나라 제5대 왕인 목왕은 8필의 준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서쪽 천하를 순방하던 중에 서왕모를 방문하였는데 서왕모는 그를 위해 요지에서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요지연도에는 이러한 서왕모, 목왕, 반도 나무, 신선, 8필의 준마 등이 중심 제재로 등장한다.
‘요지연’이라는 주제와 기본적인 도상은 중국에서 영향 받았지만 조선시대 화가들은 이를 한국적으로 변용하여 유행시켰다. 전형적인 요지연도는 요지에서 펼쳐지는 서왕모와 목왕의 연회 장면, 그리고 신선 및 불보살이 궁궐 밑에 파도치며 흐르는 약수(弱水)를 건너오는 장면이 대등하게 결합되는 구성을 보여준다.
현전하는 요지연도의 대부분이 19세기의 작품인 까닭에 요지연도가 언제부터 이러한 구도로 정형화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18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요지연도」는 화려한 누대에서 주나라 목왕의 알현을 받는 서왕모 위주로 그려진 점에서 조선시대 요지연도 역시 중국에서 많이 그려지던 서왕모와 목왕의 접견 장면에서 출발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후에 서왕모에 대한 축수(祝壽)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해상군선(海上群仙) 도상이 더해진 요지연도의 전형이 성립되었다. 한 작품에서 서왕모와 목왕의 연회 장면과 해상군선 장면이 절충된 도상은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요지연 주제는 궁중 회화로 출발하여 길상적인 장식화로도 쓰였지만 19세기에는 국가의 경사스러운 행사를 마친 후 관원들에 의해 제작된 기념화인 관청 계병(契屛)의 주제로도 애용되었다.
현전하는 요지연도는 대부분 8첩 병풍이며, 화면 우반부 연회 장면의 배경은 너른 누대이다. 화려한 삽병(揷屛)을 배경으로 자리한 서왕모와 목왕, 음식이 가득 차려진 탁자, 악기를 연주하는 여인들, 춤추는 무희와 봉황, 편종(編鐘)과 편경(編磬), 커다란 반도나무, 목왕이 타고 온 8필의 말 등은 반드시 그려졌다. 그 외에도 공작, 오동나무, 모란, 괴석 등 갖가지 길상적인 요소들이 곁들여져 있다. 화면 좌반부에는 높은 파도를 타고 약수를 건너는 도교의 신선들이 중심을 이룬다.
그런데 조선시대 요지연도에는 소를 타고 오는 노자, 호랑이를 타고 산에서 나오는 산신 외에도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는 석가 · 보살 · 나한들이 등장하여 상당히 복합적인 색채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화면 좌반부에 연회 장면이 그려지고 우반부에 해상 군선이 그려지는 구성도 있다.
요지연도는 불로장생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상적인 신선들의 세계가 시각적으로 구현된 그림이다. 이야기 구성과 도상에서 중국과는 다른 한국적인 특징이 잘 표출되었으며 궁중 회화의 한 종류로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