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관(諦觀, ?∼970)이 천태종의 중심 사상인 ‘제법실상일념삼천(諸法實相一念三千)’의 요지를 표현하고자 저술하였다.
이 책은 1315년(충숙왕 2) 5월에 기복도감(祈福都監)에서 이전의 판본을 고쳐 인출한 것이다. 『불조통기(佛祖統記)』에는 『천교사교의』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그에 의하면, 제관은 960년(광종 1)에 천태종 계통의 서적을 전하기 위하여 오월(吳越)에 갔다가 중국 천태종 제15조인 의적(義寂, 919∼987)의 강의에 감명을 받고서 그의 문인이 되었다. 그 뒤 천태학을 익히고 널리 알린 지 10년 만에 입적(入寂)하였는데, 입적한 뒤에 주변 사람들이 그의 집에 있던 낡은 상자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뚜껑을 열었더니 이 책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현재 경기도박물관에 상권 1책이 소장되어 있다. 다른 판본으로는 1626년(인조 4) 일본 라쿠요혼고쿠지〔洛陽本國寺〕에서 개판(改版)한 판본과 1851년(철종 2) 일본 도에이야마〔東叡山〕에서 중간(重刊)한 판본이 전한다.
목판본으로 1권 1책이다. 크기는 세로 24.5㎝이고, 가로 16.5㎝이다. 책장의 테두리를 둘러싼 광곽(匡郭)의 크기는 세로 18.1㎝, 가로 13.2㎝이고, 테두리를 두른 선인 변란(邊欄)은 한 개의 굵은 선으로 된 사주단변(四周單邊)이며, 계선(界線)은 없다. 행자수는 9행 17자이고, 어미의 형태는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이다. 표지에는 ‘천태사교의(天台四敎義)’라는 책 이름이 묵서(墨書)되어 있다.
이 책은 ‘제법실상일념삼천’의 요지를 표현하려고 천태종 창시자인 천태(天台) 지의(智顗, 538∼597)가 제시한 교판론(敎判論)과 수행론(修行論)을 간결하게 정리하였다. 곧 천태학의 요지를 교(敎)와 관(觀)의 2문(門)으로 보고,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개요를 간추려 해설하면서 관심(觀心)의 25방편(方便)과 10승관법(乘觀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시팔교는 지의가 부처의 일대시교(一代示敎)를 분석하고 교학을 총정리하여 새로운 체계를 세운 것으로, 『법화경』의 신해품(信解品)과 『열반경』의 오미(五味), 『화엄경』의 삼조(三照)의 비유에 근거를 두어 오시와 팔교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오시는 석가여래의 49년간 설법을 화엄(華嚴) · 녹원(鹿苑) · 방등(方等) · 반야(般若) · 법화열반(法華涅槃)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고, 팔교는 석존의 교리와 가르침인 화법사교(化法四敎)와 화의사교(化儀四敎)를 합한 것이다. 또한 교법(敎法)을 화법사교에 따라 각각 장(藏), 통(通), 별(別), 원(圓)으로 분류하였다. 관심법(觀心法)에 대해서는 『마하지관(摩訶止觀)』의 25방편과 10승관법에 근거하여 간략히 서술하고 있다. 하권은 현재 전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여러 고승의 교상판석(敎相判釋)과 종지가 수록되었다고 전한다.
이 책이 간행된 뒤 중국에서는 송나라의 고산(孤山) 지원(智圓, 976∼1022)이 교정 및 판각을 하였고, 준식(遵式, 964∼1032), 정각(淨覺, 1091∼1157) 등이 과문(科文)이나 주석(註釋)을 추가하여 판각하기도 하였다.
일본에서는 천태종 내부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반에서 『천태사교의』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여 간본(刊本) 및 장경(藏經)에 수록된 주석서가 50여 부에 이르며, 메이지시대〔明治時代〕이후에도 여러 학자들의 주석서가 간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의천(義天, 1055∼1101)의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사교의(四敎儀)』 1권이 수록되었다. 이 목록에는 정각(淨覺)이 지은 『사교의과(四敎儀科)』 1권, 종의(從義, 1042∼1091)의 『사교의과』 1권과 『사교의집해(四敎義集解)』 3권, 종진(從陳)의 『강의(講義)』 3권, 지은 이를 알 수 없는 『문답(問答)』 1권과 『지위집해(地位集解)』 1권이 수록되었다. 또한 조선시대에 승려 언기(彦機, 1581∼1644)의 저술인 『편양집(鞭羊集)』의 「선교원류(禪敎源流)」에서 이 책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에도 『천태사교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복잡하게 조직된 천태 지의의 교판설에 비해 알기 쉬우면서도 간결하고, 이 책을 익힌 뒤에 경전을 읽으면 여러 가지 번뇌설(煩惱說)과 수행계위설(修行階位說) 등을 체계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천태학의 입문서이자 불가(佛家)의 기초 교재로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다. 기복도감에서 다소 뒤에 찍어 낸 판본이지만, 본문을 완전하게 판독될 수 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서지학, 사학, 천태종 및 불교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