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라(奈良)주구사(中宮寺)에 소장된 천수국만다라수장(天壽國曼陀羅繡帳)의 뒷면 명문(銘文)에서 확인된 화가로, 그 수장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천수국만다라수장은 621년 쇼도쿠태자(聖德太子)가 죽은 1년 뒤에, 그의 부인의 하나인 다치바나(橘大郎女)가 태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뒷면의 명문에는 화사(畵師) 고려가서일(高麗加西溢), 동한말현(東漢末賢), 한노가기리(漢奴加己利)가 수장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되어 있다. 이 천수국만다라수장은 자사(紫紗)와 황릉(黃綾)으로 짜여진 포(布) 위에 백 · 적 · 황 · 청 · 녹색 등으로 수를 놓은 것이다.
특히, 이 수장에 나타난 측면에서 보고 그린 연화문(蓮花文) 및 인물 표현 중에서 저고리와 주름치마의 기법 등이 덕흥리벽화고분(德興里壁畵古墳) · 쌍영총(雙楹塚) · 수산리벽화고분(修山里壁畵古墳) 등 고구려 고분벽화와 흡사하여 고구려의 영향을 짐작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