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바탕에 수묵. 세로 109㎝, 가로 56.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타원을 긋듯이 굽어진 매화가지 위에서 자고 있는 새를 주제로 다루었다. 이 새는 머리 위로 굽어져 나온 대나뭇가지가 이루는 공간의 한가운데 놓여 있어 포치(布置)의 우수함을 보여준다.
비백(飛白)처럼 묘사된 매화가지, 줄기가 가늘고 잎이 큰 대나무, 눈길을 사로잡는 구성 등은 이 작품의 우수함과 함께 조선 중기 화풍의 특징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다. 채색을 쓰지 않고 그리는 조속(趙涑)·조지운 부자의 수묵 화조화는 조선 중기의 화단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