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말기에 출판문화가 급성장하고 서민의 문인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인화가들의 작품을 수록한 화보(畵譜)가 다수 출판되었다. 그중에서도 1679년(강희 18) 난징[南京]의 개자원(芥子園)에서 5권 5책으로 초집(初集)이 간행된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은 다색투인법(多色套印法)으로 간행된 최초의 컬러 산수화보이다. 이 화보는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문인화가는 물론 직업 화가들 사이에서 산수화법을 배우는 교본으로 인기가 높았다.
조선 후기에 활동한 심사정(沈師正), 강세황(姜世晃), 강희언(姜熙彦), 이유신(李維新), 전기(田琦) 등도 『개자원화전』 초집 5권의 모방명가화보(摹倣名家畵譜)에 실린 전도(全圖)를 주1한 작품을 여럿 그렸다. 강세황의 「벽오청서도(碧梧淸暑圖)」는 그러한 예들 가운데 하나로, 그림 상단에 “심석전(心石田)의 벽오청서를 보고 그리다.”라고 적혀 있다. 석전(石田)은 명나라 주2의 문인화가 심주(沈周)의 호이다. 화보를 통해 심주의 산수화풍이 조선에 전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 산수화는 중기에 비해 수묵담채화의 비중이 확연하게 높아졌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컬러판 『개자원화전』 초집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