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물염색은 고대로부터 동양에서 비시(椑枾)라 하는 떫은 감을 사용하여 농민과 어민의 노동복과 어망·부채·종이 등에 염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주로 제주도에서 풋감즙으로 염색하여 작업복으로 갈옷을 만들어 착용했다. 염료가 되는 감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생산되나, 남부지방이 특산지이다.
예로부터 제주도의 토종감은 다른 품종보다 탄닌(tannin) 함유량이 많아 색이 좋으므로 염색에 잘 이용되었다. 제주도에서 주로 사용되는 염색법은 다음과 같다.
7월경에 돌이나 나무절구에 떫은 풋감을 넣고 찧은 것을 눌러짜서 즙을 낸다. 염색에 사용되는 즙은 원액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으깰 때 물을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즙을 저장하였다가 염색할 때는 반드시 원액을 사용한다.
감즙에 천을 담가 반점이 생기지 않고 균일하게 염착 되도록 섬유의 씨날을 세워 잘 펴가며 직사일광으로 건조시킨다. 감즙액염색과 물에 담가 햇볕에서 말리는 공정은 원하는 색으로 염착될 때까지 반복한다.
풋감의 탄닌성분은 일광과의 작용으로 방부제의 효과를 주어 섬유의 부패를 억제하며, 감물은 일광하에서 섬유에 정착되면서 섬유를 빳빳하게 굳혀서 풀먹일 필요없이 통기성을 좋게 한다.
그러므로 더운 지방의 의복조건에 적합할 뿐 아니라 물 속에서 옷이 몸에 감기지 않아 해녀복에 더욱 적당한 염색이다. 이와 같이 갈옷은 세탁이 손쉽고 더러움이 덜 타고, 시원하고 위생적이며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근년 한국의 여러 지역의 감을 실험조사한 결과 제주산이 가장 농색상으로 우수하게 염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