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240㎝, 가로 208㎝. 현재 일본 마쓰사카시[松板市] 죠덴지[朝田寺]에 소장되어 있다. 감로탱은 영혼 천도재 의식에 사용되는 불교 탱화 중의 하나이다. 감로탱은 고혼이나 아귀에게 ‘감로(甘露)’라는 음식을 베풀어 구제한다는 『유가집요구아난다라니염구궤의경(瑜伽集要救阿難陀羅尼焰口軌儀經)』 과 같은 밀교 경전류와, 시아귀(施餓鬼)의 내용이면서 조상 숭배가 강조된 『우란분경(盂蘭盆經)』과 같은 위경(僞經)에 근거한다.
이 감로탱은 1591년(선조 24) 화사 조문(祖文)과 사정(師程)이 제작하였다. 현존하는 감로탱 중 일본 야쿠센지[藥仙寺] 감로탱(1589년, 일본 나라[奈良]국립박물관)과 함께 초기 작품에 속한다. 채색이 밝고 연하고, 불·보살·천인(天人)·아귀(餓鬼) 등은 매우 세련된 솜씨이다.
화면 내용은 상·중·하단의 3단으로 구분된다. 하단의 육도 중생이 중단의 시식 의례(施食儀禮)를 거쳐 상단의 불·보살의 세계로 인도되는 것이다. 감로탱의 양식은 매우 다양한데, 특히 하단에 죽은 자의 생전 모습과 함께 그려진 육도 중생상은 종교적 의미 뿐만 아니라 풍속 자료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상단에는 보운(寶雲)에 둘러싸인 9여래와 7보살, 아미타삼존과 지장보살, 두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과 꽃을 뿌리며 장엄하는 두 비천(飛天)이 있다.
중단에는 청혼(淸魂)을 모신 연거(輦輿)를 멘 승려들과 이 의식의 설재자(設齋者)가 홀을 들고 앉아 있다. 그리고 감로를 뿌리는 의식을 행하는 키 큰 노승(老僧)과 향우측에는 독경(讀經)과 바라춤으로 의식을 거행하는 승려들이 있다. 그리고 두 아귀가 재단의 약간 높은 곳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있다. 그 주변에는 선왕(先王), 고승(高僧), 선인(仙人), 고관(高官) 등 여러 인물들과 감로를 청하는 작은 아귀들이 거의 여백을 두지 않고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다.
화면의 하단부는 푸른 담채(淡彩: 엷은 채색)의 산악으로 구획하여 그 안에 다양한 인간 삶의 고통스런 장면들을 표현하였다. 형벌을 받거나 불이 나고 물에 빠지는 등의 각종 환난을 입는 장면들은 망자의 생전 모습인 현실상을 빌어 표현된 것이다. 조선 후기 감로탱은 이러한 초기 작품의 도상을 바탕으로 제작되므로 감로탱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