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통이라고도 한다. 이 개수통에는 통나무의 안쪽을 파내어 만든 것과 쪽나무를 대어서 짜는 것이 있다.
통나무를 이용한 개수통은 길다란 통나무를 반으로 켜서 두 개 정도로 우묵하게 홈통을 파낸다. 그 다음에 뒷면은 개수통만 불룩하게 돌출되도록 깎아내고, 양쪽 끝 부분은 얇고 길쭉하게 잘 다듬어 무게를 줄여 이동이나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되어 있다. 쪽나무를 이용한 개수통은 통 또는 메운통이라 한다. 위가 약간 바라지고, 너비에 비하여 운두가 낮으며 통 바깥쪽에 두개의 손잡이가 양옆으로 달려 있다. 이 두개의 손잡이는 통젖이라고 한다.
개수통의 재료는 대개 소나무이다. 그러나 비자나무·참나무 등도 이용되고 있다. 이 통은 통쪽과 통밑 그리고 대테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 진다. 개수통으로는 이러한 나무통만이 쓰이는 것이 아니고 자배기·버치·옹배기 등이 많이 쓰인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잘 깨어지기 쉽다.
통은 맨 먼저 쪽을 순서에 따라 맞추고, 대나무쪽으로 만든 테 세 개를 끼운 다음에 통밑을 박는다. 소나무 겉껍질을 빻아서 통에 넣고, 끝이 얇은 참나무 방망이로 통 울타리와 통밑 사이의 틈에 박을 친다. 그런 다음에 하루 또는 이틀 정도 물을 담아두면 통이 불어나서 틈새로 물이 새지 않게 된다.
통을 메우는 장색(匠色)을 통장이라고 하고, 통을 메우거나 고쳐 메우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통메장이라 한다.
개수통은 부엌의 살강(그릇 따위를 얹어 놓기 위하여 부엌의 벽 중턱에 드린 선반) 가까운 곳에 놓고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큰일을 치를 때나 여름에는 마당에 내놓고 쓰기도 한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산림녹화를 위하여 벌목이 금지되고,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제품이 양산되면서 나무로 만든 개수통은 우리 생활권에서 차차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싱크대의 출현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