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는 고배형 향로 몸체에 은으로 무늬를 입사(入絲)한 향로가 다수 제작되었는데, 이런 형태의 향로를 향완(香垸)이라 불리었다. 향완은 향을 사르는데 사용되는 불교 공양구이다. 높이 24㎝로 전이 넓은 완형(垸形)의 노신(爐身: 향로의 몸체)과 나팔형 받침이 별도로 주조되어 연결한 고배형 향완이다. 현재 수덕사 근역성보관에 보관되고 있다.
개심사향완처럼 청동 고배형 향완에 은입사기법이 시문된 가장 빠른 예는 현재 일본에 소장되어 있는 대정사년명백월암향완(大定四年銘白月庵香垸, 1164년)이다. 금속입사기법은 고려시대에 새롭게 나타나는 공예수법으로서 금속공예의 발달과 함께 세련미를 더하게 되는데 은입사향완과 더불어 은입사정병, 합, 반 등이 대표적 예들이다.
개심사향완은 전의 윗면에는 유운문(流雲文)이 8개소에 은입사(銀入絲)되고 노신 외면에는 대칭되는 위치 네 곳에 원권(圓圈)을 돌리고 그 안에 굵게 ‘卍’자가 입사되었다. 남은 공간에는 가는 선으로 모란문(牡丹文)이 입사되었다. 받침 상단에는 작은 앙련(仰蓮)과 큰 복련(覆蓮)이 연접되어 있으며, 그 밑으로 모란문 3개와 굽에는 구름문 8개가 입사되었다.
전의 안쪽면에 ‘開心寺香琓化主玄文(개심사향완화주현문)’이라는 명문이 있어 향완 주조 사찰인 ‘開心寺(개심사)’와 ‘玄文(현문)’이라는 시주자명을 알 수 있으나 제작연대는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작품의 양식으로 보아 이 향로는 형태, 구조, 새김 등에서 1962년 국보로 지정된 표충사 청동 은입사 향완(1177년), 건봉사향완(1216년) 등의 향완과 같은 양식계열에 속하나 은입사의 기법이나 문양으로 보아서 제작연대는 고려말기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