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왕력(王曆)」과 권 제2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등장하는 제2대 왕이다. 아버지는 시조인 수로왕(首露王)이며 어머니는 허왕후(許王后)이다. 태어난 해는 알 수 없다. 「가락국기」에 의하면 199년에 즉위하여 나라를 다스린 것이 39년 동안이었다 하면서, 사망한 해는 253년 이라 하여 재위 기간에 착오가 있다. 그러나 왕력에서는 199년에 즉위하여 55년 나라를 다스렸다고 하고 있다. 거등왕의 재위 기간은 왕력을 기준으로 55년간(199∼253)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왕비는 천부경(泉部卿) 신보(申輔)의 딸 모정(慕貞)이며, 태자 마품(麻品)을 낳았다.
거등왕은 아버지 수로왕이 죽자 대궐 동북쪽 평지에 높이 한 길, 둘레 300보의 무덤을 만들어 그 곳에 장사지냈다. 능의 이름을 수릉왕묘(首陵王廟)라고 하고, 성대하고도 깨끗한 음식을 차려서 매년 다섯 차례 제사를 지냈다. 1월 3일과 7일, 5월 5일, 8월 5일과 15일이었는데, 이는 후대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가락국기」에서는 거등왕에 대해, ‘성(姓)은 김씨이다. 아마도 나라의 세조(世祖)가 금란(金卵)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김(金)으로 성을 삼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기사에 보이는 세조는 거등왕을 후대에 높여 부른 추존호(追尊號)이다. 그러나 거등왕이 금란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은 잘못으로 보인다. 금란에서 탄생한 이는 거등왕이 아니라 수로왕이기 때문이다. 세조라는 기록은 태조(太祖)나 시조(始祖)의 잘못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