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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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립
걸립
민속·인류
개념
어떤 집단에 경비를 쓸 일이 있을 때 풍물을 치고 집집마다 다니며 축원을 해주고 돈과 곡식을 구하는 민속놀이. 걸립굿.
이칭
이칭
걸립굿
내용 요약

걸립은 풍물을 치고 집집마다 다니며 축원을 해주고 돈과 곡식을 구하는 민속 놀이이다. 걸립의 종류에는 마을 농악대의 걸립, 시주를 받기 위한 중들의 걸립이 있다. 또 신을 받았음을 인정받기 위해 무당이 하는 걸립도 있다. 이 중에서 마을 농악대의 걸립이 가장 일반적인데 주로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전후에 행해진다. 마을 농악대가 걸립을 통해 마련한 기금은 마을 공동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사용한다. 걸립은 화를 쫓고 복을 부르는 의례적 의미가 기본적으로 들어 있다. 이와 함께 마을공동체 의식을 재확인하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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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어떤 집단에 경비를 쓸 일이 있을 때 풍물을 치고 집집마다 다니며 축원을 해주고 돈과 곡식을 구하는 민속놀이. 걸립굿.
내용

‘걸궁(乞窮)’ 또는 ‘걸량(乞糧)’이라고도 하며 이러한 무리들을 걸립패 또는 걸궁패라고 한다. 걸립이란 말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으나 『성종실록』 12년 12월조에 직업적인 걸립패의 걸립을 ‘걸량’이라 하여 간단히 기록되어 있다.

걸립의 형태는 마을에서 농악대가 하는 것과, 중들이 하는 것, 무당들이 하는 것 등이 있다. 먼저 마을에서 하는 걸립은 주로 정월대보름 전후, 또는 추석 전후에 행해지는데 농악대가 가정을 방문하여 집안고사굿을 쳐주고는 곡식이나 돈을 얻는다.

이러한 의례를 ‘걸립굿’, 또는 ‘걸립친다’ · ‘걸궁났다’고 하는데 마당밟기나 지신밟기 또는 매귀(埋鬼, 매굿) 등과 같은 형태이다. 걸립은 그 마을 사람들에 의해서 행하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나, 기예(技藝)를 보여주는 직업적인 패거리들의 걸립도 있다.

걸립굿의 순서는 지방에 따라 다르나 대개는 집안에 들어가기 전에 문간에서 치는 문굿, 마당에서 여러가지 기예를 벌이는 마당굿, 대청마루에서 치는 성주굿, 부엌에서 치는 조왕굿, 뒤꼍에서 치는 터주굿, 우물(샘)에서 치는 우물굿(샘굿) 등의 순서로 치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광이나 외양간, 꿀통 등 집안 구석구석마다 고사굿을 치기도 한다. 이렇게 화를 쫓고 복을 부르는 의례를 행한 뒤 그 집에서 마련한 고사상의 제물을 받아온다. 제물로 고사상에 얹어놓은 쌀과 돈은 걸립패의 공금으로 쓰인다.

직업적인 걸립패는 정초 이외에도 비정기적으로 걸립을 한다. 일반적으로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마을사람들에게 걸립패의 기예를 보여주어 허락을 받는 들당산굿, 그 마을의 제당(祭堂)에서 치는 당산굿, 공동우물에서 치는 샘굿, 집집마다 쳐주는 고사굿이 있다. 밤에는 마을사람들에게 걸립패의 장기를 보여주는 판굿을 친다.

그 마을에서 고사굿이 끝나면 날당산굿을 치고 떠난다. 정초에 동제(洞祭)나 마을굿에서 정기적으로 행해지는 걸립은 제비(祭費)나 제당의 주3 등에 충당된다. 또한 다리를 놓고, 둑을 쌓고, 나룻배를 건조하고, 서당을 짓는 등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비정기적으로 벌이는 걸립도 있다. 이러한 걸립은 모두 마을사람들의 공동이익과 편의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절에서 하는 절걸립은 시주걸립이라고도 하는데, 절의 중수라든가 범종의 주조 등 절에 특별히 경비를 쓸 일이 있을 때 중들이 각처로 돌아다니며 민가를 방문하여 축원, 염불을 해주고 곡식 등을 얻는다.

무당들의 걸립은 주4을 위해 단골네들을 찾아다니면서 하는 것이 있고, 신이 내려 무당이 되는 직업적인 행동으로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계면돌기를 하면서 말문[言門, 占言]을 주면 그 집에서는 무당이 될 사람으로 인정하고 곡식을 주는 걸립이 있다. 이 때 치마를 벌려 받으므로 이것을 ‘치마걸립’이라고도 한다. 또한, 굿에서 무당이 관중에게 연희를 보여주거나 축원 · 덕담을 해주고 걸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상과 같은 세 형태는 어느 집단의 경우에나 모두 신앙적인 의례를 해주고 돈이나 곡식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일반적으로 농악대의 걸립은 농악이 지닌 여러 면 가운데서도 경제적인 면이 강조된 활동의 한 방식이다. 즉, 걸립이란 농악대가 방문한 각 가정에서 농악대가 앞세우는 신격(神格)에 바치는 공물(供物)이나 농악대의 의례적 · 예능적 활동에 대한 대가로 내어놓는 물질을 거두어들이는 일이다.

각 가정이 농악대의 방문을 맞아들여 물건이나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의례에 대한 대가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 자체를 인정함과 동시에 마을공동체의 성원임을 재확인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농악대의 방문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걸립이 이루어지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지역에 따라서 다른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함경남도 북청군일대에서 행하여지던 주1의 예에서도 걸립의 요소가 엿보이며, 경기도 이천지방의 주2, 경상남도 수영과 동래지방의 들놀이에서도 놀이패가 각 가정을 방문하여 의례를 행해주고 그 대가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참고문헌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문화재관리국, 1969∼1981)
『한국민속학논고』(이두현 외, 보성문화사, 1984)
「신(神)대와 농기(農旗)」(이보형, 『한국문화인류학』 제8집, 1976)
「정월의 방문자의례의 교환문제」(박전렬, 『임동권박사회갑기념논문집』, 1986)
주석
주1

대보름날에 사자탈을 쓰고 하는 민속놀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여유 있는 집에 들어가 춤을 추고 논 뒤에, 곡식이나 돈을 받아 마을의 공공사업에 쓴다. 우리말샘

주2

정월 대보름날과 추석에 농촌 청년들이 하는 놀이의 하나. 수숫대와 짚을 이용하여 거북 모양을 만들어 두어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가 풍물패와 함께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떡이나 과일을 얻어먹고 지신도 밟아 준다. 이렇게 하면 집집마다 농사가 잘되며 사람들이 무병장수하고, 또한 동네의 잡귀를 쫓는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3

건축물 따위의 낡고 헌 것을 손질하며 고침. 우리말샘

주4

굿이나 푸닥거리를 하는 일.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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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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