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김춘광(金春光)이 쓴 신파희곡. 4막 5장이며, 처음에는 <검사와 사형수>로 발표되었다가 나중에 제목이 바뀌었다. 임선규(林仙圭)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라든가, 이서구(李瑞求)의 <어머니의 힘> 등과 함께 신파극의 최상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개의 신파극이 기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신분의 격차로 빚어지는 가정비극을 다루고 있는 데 비하여, 학식 있는 여선생과 가난한 학생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병든 할머니를 모시고 있는 장손이라는 소년은 가난하지만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 소년을 여선생 양춘이 각별히 돌보아준다. 그로부터 17년 뒤 양춘은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 어느날 남편이 출장간 사이 탈옥수가 그녀의 집에 숨었다가 체포된다. 이 때 그녀는 의지할 데 없는 딸을 두고 있다는 탈옥수를 동정하여 그 딸을 데려다 키우면서 감옥에 있는 탈옥수의 뒤를 돌보아준다.
이로 인하여 남편의 오해를 받게 되고, 흥분한 남편이 권총을 꺼내 옥신각신하다가 오히려 남편이 죽게 됨으로써 양춘은 살인의 누명을 쓰게 된다. 그런데 기소를 담당한 검사가 옛날 교사시절의 제자 장손이었다. 장손은 탈옥수를 불러 사건의 전말을 규명하여, 양춘의 무죄를 확신하고 재판하러 나간다.
재판에서 양춘은 남편을 죽인 죄의 대가로 사형시켜 달라고 절규한다. 이 때 검사는 자신과 여선생과의 관계를 말하며 여선생의 무죄를 주장한다. 결국, 재판장은 무죄를 선언하고 검사와 여선생은 극적인 해후를 한다.
이 작품은 신파극의 여러 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데, 첫째 선량한 사람이 불행한 운명의 희생자가 된다는 점, 둘째 오해가 주인공을 파국에 빠뜨린다는 점, 셋째 구도덕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 넷째 가난이 작품의 주요동기로 되어 있다는 점 등이다.
이 작품이 대중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여선생의 선량함과 가난한 학생의 성공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