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의 목적은 국가사회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 공서양속(公序良俗: 공공질서와 선량한 풍속)의 보호, 기밀 유지 등에 있다. 검열의 대상은 일반적으로 신문·잡지·출판물·방송·영화·연극·미술품 등 대중매체의 표현내용으로부터 우편 등 개인적 신서(信書)에까지 이른다. 검열대상의 표현내용은 사실에 관한 보도나 의견 또는 사상이 주를 이루나,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성적 장면묘사처럼 감정적인 표현내용도 포함된다.
검열의 역사는 정치사회의 형성만큼이나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상으로 보면, 검열이 제도적으로 실시된 최초의 것으로는 16세기 초에 로마가톨릭교회가 신교의 대두를 억제하기 위해서 모든 서적의 출판에 대해 사전검열을 실시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교황 바오로 3세(Paul Ⅲ)는 1542년에 이른바 이단심판소를 설치하고, 이 심판소의 사전검열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책도 출판할 수 없게 하였다.
이단서(異端書)에 대한 로마교회의 사전검열은 그 전에도 있었으나 검열의 제도화가 이루어진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근대 초기의 절대군주국가시대에 접어들어 유럽에서는 나라마다 엄격한 검열제를 실시해서 언론을 억압하였다. 영국의 경우, 16세기 말 인쇄술의 도입 이후 17세기 초부터 검열제가 실시되어 17세기 중엽에는 법제도화되었으나, 시민혁명 이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 뒤 여러 나라에서 통치권력의 영속화를 추구하는 정권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로 시행되었다.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볼셰비키혁명으로 나타난 공산정권은 검열을 거의 상례적으로 실시하였으며, 특히 나치독일이나 군국주의 일본과 같은 전체주의국가들은 검열을 언론탄압의 유력한 무기로 이용하였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서독과 일본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됨에 따라 헌법에 검열의 금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게 되었으며, 이후 민주주의국가에서는 전시나 비상사태가 아니면 검열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다만 예외로 영화를 비롯한 일부 공연물에 한하여만 사전검열이 행하여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최초로 검열을 법으로 규정한 것은 1907년에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제정, 공포된 <광무신문지법 光武新聞紙法>이었다. 이 법은 제10조에서 “신문지는 매회 발행에 앞서 내부 및 관할 관청에 각 2부를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신문에 기재해서는 안될 사항을 자세히 열거하고 있다.
민족항일기에는 총독부가 처음에는 신문과 그 밖의 간행물을 모두 검열하였으나, 1919년의 3·1운동 이후 무단정치에서 문화정치로 전환하면서 신문만은 사후검열로 바꾸었다. 광복 후 검열제도는 당연히 폐지되었으며 법에 따라 전시나 계엄령이 선포되는 비상사태하에서만 검열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제3공화국 헌법에서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위해서는 영화나 연예에 대한 검열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헌법으로 금지한 일이 있었으나, 제4공화국 헌법(유신헌법)에서는 이 금지규정을 삭제해 버렸다.
제5공화국 헌법에서도 이러한 금지규정은 없었으나 현행헌법에서 다시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었고, 그 동안 검열과 관련된 각종 법률들을 헌법에 맞추어 개정하였다. 한편 검열은 그 목적에 따라 정치검열·풍속검열·군사검열로 구분할 수 있다.
정치검열은 사상의 규제나 정권의 유지에 반항하는 표현의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풍속검열은 주로 성적 표현의 규제를 통하여 사회의 공서양속 및 도덕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군사검열은 군사상의 기밀유지를 그 목적으로 한다. 또한 검열은 행하여지는 시기에 따라 평상시검열·비상시검열·사전검열·사후검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비상시검열은 전쟁·사변시 또는 계엄이 선포된 경우 등에 행하여지는 검열을 말한다. 사전검열은 예방적 검열이라 하고 사후검열은 형벌적 검열이라고도 하는데, 전자는 표현의 내용을 사전에 검사해서 검열의 주체인 권력자에 불리한 내용의 공표를 예방하는 것으로, 분야에 따라 원고·교정쇄·대본·사진·필름 등을 미리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후자는 이미 공표된 표현의 내용을 검토해서 권력자에 불리한 것이 있다고 인정될 때 형벌을 가하는 것으로서, 보통 납본제도 등을 통하여 행하여진다.
사전검열은 다시 삭제검열과 수정검열로 나눌 수 있다. 삭제검열은 권력자가 내용상 위험하다고 간주하는 부분을 삭제한 뒤 공표를 허가하는 것을 말하며, 수정검열은 위험하다고 인정된 부분을 수정하게 한 뒤 공표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 밖에 검열을 관장하는 권력기구나 행정기관이 직접 행하지 않고 간행물의 발행자나 발표자에게 공표하고자 하는 문서나 예술의 내용을 자체적으로 검열하게 하여 삭제 또는 수정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흔히 자주검열 또는 자체검열이라고 한다.
이것은 직접적인 검열이 아니라 공권력에 의한 사후의 형벌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발표자에게 사전에 자기억제를 강제함으로써 간접적이기는 하나 자의적인 표현을 제한하는 수단의 하나로 이용하는 것이다.
검열과 관련한 제재조처로는 검열 결과 부적당한 표현이 발견되면, 사전검열에서는 삭제·수정이나 또는 발매·상영금지 등의 행정처분을 하며, 사후검열의 경우에는 판매·상영금지나 압류 등의 행정처분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자의 형사소추 등 사법적 조처가 취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