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벽위가사(闢衛歌辭: 천주교를 반대하는 내용의 가사)로 이승훈(李承薰)의 문집인 『만천유고(蔓川遺稿)』 잡고(雜稿)에 전한다. 2음보를 1행으로 헤아려 총 43행의 짧은 노래로, 4·4조가 주조이다.
작자가 두 사람인 셈이나, 사상사적 중요성으로 보아 흔히 이가환이 작자로 불린다. 이가환은 1783년(정조 7) 그의 생질인 이승훈이 북경에 가서 영세를 하고 돌아와 이벽(李檗)·권일신(權日身)·정약종(丁若鍾) 등과 천주교를 신앙한다는 말을 듣고 이벽을 찾아가 서학을 버리고 본래의 학문으로 돌아오라고 꾸짖은 일이 있었다. 이 작품은 이 무렵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영세신자인 이승훈에게 지어 보낸 것으로, 서두에 세상 사람들의 거동을 근심한다고 하며 천주교가 성행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천주를 공경하지 않으면 죄가 많아 지옥에 간다고 하는데, 천만년 동방 땅에 죽은 이들이 모두 다 지옥에 갔는가 물으면서, 천주의 존재, 천지창조, 영혼불멸, 천당과 지옥, 천주의 전지전능을 믿지 않으며, 그것을 야유하고 비난한 내용이다.
천주교가 전래할 당시에는 천주교의 교리를 전도하는 가사가 많이 지어졌는데, 이 작품은 서학의 전파를 반대하는 가사라는 점이 주목된다. 천주가사와 함께 그 당시의 종교사상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