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필사본. 모두 527구. 음수율은 4·4조이다. 서울 명동 대성당의 낙성식을 보고 그 기쁨을 노래한 가사이다. 이 작품은 필사본인 절두산 순교자기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홍방지거가첩』 속에 전한다. 이 가첩에는 「성당가」와 작자 미상의 「피악수선가(避惡修善歌)」가 실려 있다.
서투른 붓글씨로 필사되어 있는 이 가첩의 앞표지 오른편에 「성당가」, “텬쥬 강ᄉᆡᆼ 일천구ᄇᆡᆨ삼년”이라 되어 있고, 왼편에 「피약슈션가」라고 씌어 있다. 그리고 이 가첩의 맨 끝에 “계묘 2월 28일 홍방지거 셔”라고 씌어 있다. 그래서 이 가첩을 『홍방지거가첩』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피악수선가」의 끝에는 “텬쥬 강ᄉᆡᆼ 일천구백삼년 1월 24일 젼사”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이 가첩은 1903년 홍방지거가 전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천주 계신 곳’을 성당이라고 노래한 지은이는 성당을 ‘하늘 성당’, ‘천하 성당’, 인간의 ‘마음 안의 성당’으로 나누고, 하늘 성당부터 차례로 노래하고 있다. 하늘 성당은 찬란하고 신비로운 천주의 빛으로 터를 삼고 8진복(眞福)으로 대(臺)를 세운 집이다.
거기에는 고운 꽃과 풀이 찬란하게 우거져 있고 12사도는 기둥이며 성이다. 이 성 안에 성부·성자·성신이 삼위일체로 현존한다. 다음 천하 성당은 솔로몬의 성당, 베드로가 세운 성당, 북경의 성당, 서울 종현성당 등 천하 고금의 성당이다.
이 천하성당 중 특히 4대박해를 거쳐 순교의 성혈로 이루어진 종현성당 낙성(落成)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다음으로 인간 마음 안의 성당은 인간의 영혼 위에 터를 잡아 지은 성당이다.
마음 안에 성당을 세우려면 지(智)·예(禮)·용(勇)·절(節)의 사추덕(四樞德)과 신·망·애의 3덕이 필요하니, 죄를 범하면 성사로써 씻고 우리의 본향을 찾아가자고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천주가사 제3기 신교 자유 시대의 작품으로서 박해의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나고 있으며, 그보다는 오히려 기쁨과 밝음이 넘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