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 관음보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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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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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시 산성리 관음사에 있었던 고려시대의 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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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개성시 산성리 관음사에 있었던 고려시대의 관음보살상.
내용

관음사 관음보살상은 관음사 뒤편의 관음굴에 있었던 불상이다. 이 관음보살상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원통형 보관을 착용하였다. 몸에는 화려한 영락장식과 장신구로 치장되어 있다. 자세는 왼발을 올려 반가부좌를 틀고 오른발은 아래로 내린 반가좌 형식이다.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한 ‘북녘의 문화유산’ 전시회에 출품되기도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불우(佛宇)’조를 보면 개성의 박연폭포 상류에 두 석상이 안치된 관음굴이 있는데, 광종대 창건되어 있다고 기록하였다. 따라서 이 관음보살상의 조성 시기도 광종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관음사 관음보살상이 광종 때에 만들어 졌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또하나의 근거는 보살상 이마에 표현된 ‘팔(八)’자 형의 머리카락 모습이다. 보살상의 이마 위에 팔자형의 머리카락이 표현된 사례는 952년(광종 3) 중국의 후주에서 조성되었으며 현재 미국의 넬슨·애킨스 미술관에 소장된 ‘쌍보살도’에서도 확인된다. 이 불화의 보살 머리카락과 관음사 관음보살상의 이마에 표현된 ‘팔’자 형 머리카락은 동일한 모습이다. 따라서 이러한 머리카락의 표현 양식은 중국에서 유행한 양식을 고려에서 광종대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관음사 관음보살상의 구체적인 조성 시기는 광종대 후반인 970년(광종 21) 이후로 추정된다. 이 불상과 유사한 형태의 불상이 970년에 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 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요(遼)의 시기에 제작된 금동보살상의 대좌 뒷면에는 ‘보녕이년(保寧二年)’이라는 명문이 있는데, 이 시기는 970년에 해당한다. 관음사 관음보살상과 이 금동보살상은 형태적으로 거의 유사한데, 원통형 보관, 반가부좌한 자세, 다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영락장식 등 직접 모방을 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따라서 970년경에 제작된 대만 역사박물관소장 금동보살상과 비슷한 보살상이 고려에 전래되어 이를 모방하여 관음사 관음보살상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과 보살상의 머리카락 모양, 대만 역사박물관 소장 금동보살상의 존재 등을 고려하면 관음사 관음보살상은 970년 이후 광종 집권 후반기에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명승지인 박연폭포 인근의 관음굴에 대리석으로 제작한 화려한 불상이 있다는 점에서, 관음사 관음보살상은 고려시대 당시에도 크게 유명세를 탔을 것으로 보인다. 광종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에 자비의 상징인 관음보살상을 만든 배경은 『고려사(高麗史)』의 ‘광종 19년’조의 기록을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광종은 즉위 19년까지도 가차 없는 숙청을 단행해 수 많은 사람을 처형하였다. 특히 집권 후반기 광종의 모습은 무자비한 폭군의 이미지로 알려졌으며 광종의 통치에 반발하는 세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불교의 인과응보설을 믿었던 광종은 자신의 과업을 소멸하기 위해 많은 불사를 시행하였고 참회도량을 자주 개최하였다. 관음사 관음보살상의 조성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불사를 통해 수복멸죄(修福滅罪)하고 정치적 반발을 유화책으로 무마하고자 했던 광종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고려 광종을 보는 또 다른 시각: 미술사와 고고학을 통하여」(정성권, 『한국인물사연구』19, 2013)
「개성 관음굴 석조보살상과 송대 외래요소의 수용」(정은우, 『시각문화의 전통과 해석』, 2007)
집필자
정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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