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구급방서(救急方書)로서는 가장 완비된 책으로, 질병을 중풍·두통 등 127종으로 나누어서 그 치료방문을 모아 엮었다. 시골에서도 이 책만 있으면 치료할 수 있도록 방문은 물론 병명까지 한글로 언해를 붙여놓았다.
8권 8책. 을해자본. 『성종실록』 20년 5월 말일의 기사에 따라 9권으로 알려지기도 하였으나, 권1 첫머리의 서문과 목록 등에 근거하면 8권이 정확하다. 원간본은 전하지 않고, 을해자본의 복각인 중간본만 전한다. 그러므로 원간본은 을해자로 되었으며, 그것을 지방에서 복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전의 『고사촬요(攷事撮要)』에 나타난 책판 목록에 의하면, 원주·전주·남원·합천·곤양(昆陽)·해주 등에 책판이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전하는 중간본도 완질이 아니고 권1·권2·권3·권6·권7의 5권 5책만 알려져 있다.
이들은 같은 판본이 아니나, 임진왜란 이전의 간본임에는 틀림없다. 이 중 권1·권2는 1982년 『동양학총서』 9집으로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에서 영인본으로 간행하였다.
8권 8책 가운데 권6의 1책은 1996년과 2006년에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한독의약박물관과 허준박물관에 각각 소장되어 있다.
구급간이방은 의학서로서 우리나라 의학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언해로서 중세국어 연구에 특이한 자료가 된다. 예컨대, 언해에서 ‘ㅿ’이 혼란된 ‘ᄉᆞᅀᅵ예(권1)∼ᄉᆞ이예(권1), 두ᅀᅥ(권2)∼두어(권2)’, 어두의 경음화를 보이는 ‘ᄯᅵ허(권1)·ᄯᅵ흐니(권1)’ 등과 약초와 관련된 독특한 어휘가 국어사 연구에서 이용되는 자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