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不分卷) 1책. 목판본. 『육도보설 六度普說』은 원나라의 몽산이 저술한 것으로 『몽산화상법어약록 蒙山和尙法語略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을 언해한 『몽산화상육도보설언해』는 간기에 따르면 1567년(명종 22) 전라도 순창 취암사(鷲岩寺)에서 간행되었다.
지방 사찰에서 간행된 책이므로 판의 짜임새가 고르지 않고 잘못 새긴 글자도 적지 않으나, 중세국어 말기의 국어, 특히 간행된 전라도의 방언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방점 표기가 전혀 없는 책인데, ᅀᅠ·ᄠᅳᆷ이 사용되기는 하나 ㅿ은 혼란이 있고 ᄠᅳᆷ은 받침에만 쓰였다. 예 : 지ᅀᅥ(作, 27a) 지스며(8a) 지어니(23b), 연○ᄋᆞᆫ(5b) ○에(此, 23a). 맞춤법은 당시의 국어사 자료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 한 예로서 ‘神通力글(30b) 남진늬(12a) 얼굴ᄅᆞᆯ(12a) 밤ᄆᆞᆯ(15a), 갑파 갑포ᄃᆡ(報, 9a)’와 같이 체언과 용언 어간의 끝소리 자음이 이중으로 표기되는 중철(重綴)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어사 자료로 갖는 이 책의 특징은 t구개음화를 보여줌은 말할 것도 없고 h구개음화도 보여주는 일이다. 예 : 부쳐○(30b, 부텨○ 31a) 네가지 일와 닐굽가디 보ᄇᆡ(39b), 셧그티라(舌頭, 38a). 이들 현상은 당시 중앙에서 간행된 자료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전라도 방언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휘에서도 이 책은 상당히 특이한 용례를 보이는데, ‘오힌(同, 28b), 에(諾, 30b), 아쇠라(39b)’가 대표적이다. ‘오힌’은 이두 ‘同’의 독법을 확인하여 주고, ‘에, 아쇠라’는 감탄사로서 15세기의 ‘○’, 고려가요의 ‘아소’와 현대국어의 ‘아서라’와 맥락이 닿는 말들이다.
한자음 표기는 언해에 나타나는데, 모두 현실음으로 생각된다. 현대국어와 비교하여보면 ‘親 ○(6b) 忍 ○(18b)’의 음절 끝소리가 다르나, 16세기 자료에서 이미 알려진 일이다. 한자 표기가 특히 언해에서 상당한 수의 약자로 나타나, 당시 한자사용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동국대학교 도서관을 포함하여 두 곳에만 소장된 책으로 최근에야 학계에 소개되었는데, 1993년에 『국어국문학논문집 國語國文學論文集』(東國大學校) 16호의 부록으로 영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