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로 표기되는 언어, 즉 문자언어 또는 문어(文語)에 대응하는 용어이다. '구어'와 '문어'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입으로 소리를 내어서 의사소통하는 활동과 문자로 써서 의사소통하는 활동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표현과 전달의 수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입으로 말을 할 때와 글로 써서 의사소통할 때에 사용되는 언어형식을 의미한다.
{[C;[형 식]}} 구어와 문자언어 사이에는 사용되는 형식의 차이가 다소 존재한다. 구어에서 사용하는 언어 형식을 구어체라 하고, 문자언어에서 사용하는 형식을 문어체라고 하여 구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문자 표기에서도 구어체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전에는 구어로는 우리말을, 문자언어로는 한문을 사용했다. 훈민정음이 창제되면서 우리말을 문자로 기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런데 문자로 적는 경우, 한문투의 표현이 많이 섞여서 구어와 문자언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개화기 이후 한문투의 표현이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입으로 말하는 대로 글로 쓴다는 언문일치가 실현되었다고 하나, 음성언어와 문자언어가 문체상으로 완전히 같아진 것은 아니다.
문자언어의 특징과 비교하여 구어(체)가 가지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어는 몸짓 · 표정 등이 동반되고, 또한 초분절적(超分節的) 요소인 음의 고저 · 장단 · 강약 · 완급 등이 동반되므로, ‘자알 한다’와 같이 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미묘한 감정이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
둘째, 구어는 어떤 실제적인 발화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화현장에 가시적(可視的)인 요소에 대한 언어표현을 ‘철수가 저것을 먹었어요’와 같이 지시대명사로 바꾸거나, 특히 국어의 경우 그러한 표현을 생략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철수가) 갔어요, 철수가(밥을) 먹었어요.’ ‘너(는) 뭐(를) 하니?’, ‘어서(와)!’와 같이 주어나 목적어 등의 성분을 생략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사나 서술어의 생략도 가능하다.
셋째, 구어는 직접적인 청자를 대상으로 말해지므로 청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게 된다. 특히, 구어는 경어법을 발달시키고 있는데, 청자 경어법의 다양한 등급 구분은 구어에 있어 더욱 복잡하게 실현된다(이리 와, 이리 오게, 이리 오오, 이리 오십시오 등).
청자에 대한 배려 때문에 구어가 갖는 또 다른 특성은 언어의 기능 중 하나인 친교적 기능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어는 인사치레의 말이 많다든지, ‘이봐요, 정신 좀 차려요, 그거 있잖아요, 내 말 맞죠, 그렇죠’ 등과 같이 청자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청자의 확인을 요구하는 표현이 많다든지 하는 특성을 보인다.
넷째, 구어는 문어와 달리 말을 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못하므로 덜 다듬어진 문장이나 비교적 단순하고 짧은 구조의 문장이 많이 쓰인다. 다섯째, 구어는 음성을 매개형식으로 하기 때문에 문자로 고정된 문자언어에 비하여 언어변화에 진보적이다.
따라서, ‘굳이→[구지], 다리미→[대리미]’ 등과 같이 문어의 맞춤법과 괴리된 언어표현이 많아지며, ‘의의(意義)→[으이], 으례→[으레]’ 등과 같이 발음을 문자 그대로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