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1책. 목활자본. 1898년 그의 아들 제태(濟泰)·제겸(濟謙)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허유(許愈)의 서문과 권말에 제태의 발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2에 시 125수, 권3에 서(書) 19편, 권4에 잡저 2편, 서(序) 2편, 기 1편, 발 2편, 명 1편, 권5는 부록으로 가장·행장·묘지문·묘갈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서정적인 감흥으로 산수의 경치를 읊거나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회를 나타낸 것이 대부분이며, 시어(詩語)가 평담하다. 서경시 가운데 「유안식동(遊安息洞)」·「유문암(遊文巖)」·「유적벽(遊赤壁)」 등은 비교적 경치와 감개가 잘 표현되어 있다. 「추야서회(秋夜書懷)」는 은밀한 감회를 유유자적하게 읊은 것이며, 「원객(遠客)」은 멀리서 궁산(窮山)을 찾아온 친구에 대하여 반가운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또한, 「취음(醉吟)」·「순삼일송성호동음(旬三日宋性浩同飮)」 등 술로써 인생을 자오(自娛)하는 시도 보인다. 「증별김주서(贈別金周瑞)」는 친구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풍부한 정감을 묘사한 것이다. 이밖에 「하송(夏松)」·「두견화(杜鵑花)」 등 영물시(詠物詩)가 있다.
서(書)는 친지간의 문후(問候)가 대부분이다. 「답조태현(答趙泰玄)」은 유풍(儒風)의 부진함을 우려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강조한 내용이다.
잡저 가운데 「서노사선생송김치경서증사제관동지행(書蘆沙先生送金稚敬序贈舍弟關東之行)」은 동생 숙민(琡民)이 관동지방의 명승지를 유람하기 위해 떠날 때 송서(送序)로 지어준 글이다. 명의 「금강장명(金剛杖銘)」은 그의 동생이 금강산 만폭동에서 구해 선물한 지팡이에 대하여 지은 글이다.